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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고 끝났는데도 그대로…경찰서 홈페이지에 남은 ‘행정처분 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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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소영 기자

승인 : 2026. 05. 07. 16:06

운전면허 취소·정지 공고, 14일 지나도 열람 가능 사례 확인
송달 대체 절차라지만…개인정보 노출·재유통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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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마크./게티이미지뱅크
경찰이 송달 불능 등을 이유로 홈페이지에 올린 운전면허 취소·정지 등 행정처분 공고가 '디지털 낙인'화 되고 있다. 처분 대상자에게 통지하기 위한 한시적 공고가 검색 가능한 게시물과 첨부파일 형태로 남아 공고기간 이후에도 계속 열람되는 사례가 확인되고 있다.

7일 아시아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일부 시도경찰청과 지역 경찰서 홈페이지에는 운전면허 취소·정지 처분 관련 게시기간이 지난 공고가 여전히 공개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공고는 처분 대상자의 주소를 확인하기 어렵거나 우편 송달이 불가능한 경우 행정처분 통지를 대신하기 위해 게시된다.

운전면허 행정처분 공고는 처분 전 사전통지서를 먼저 발송하고, 처분 결정 뒤에는 행정심판 안내와 함께 결정통지서를 발송·교부한다. 결정통지서도 1차 우편 발송 후 반송되면 2차 발송 절차를 거치고, 이후에도 통지가 어렵다고 판단될 때 공시송달(서류를 전달할 수 없을 때, 기관 게시판 등에 내용을 게시하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송달된 것으로 간주하는 법적 절차)방식의 공고가 이뤄진다.

통지서 발송 시 주소 등을 확인할 수 없거나 발송이 불가능한 경우 관할 경찰관서 게시판에 14일간 공고해 통지를 대신한다. 행정절차법도 송달이 불가능한 경우 인터넷 공고 등을 허용하고, 특별한 규정이 없으면 공고일부터 14일이 지난 때 효력이 발생한다고 본다.

하지만 공시송달 방식의 공고는 송달이 안된 대상자에게 처분 사실을 알리기 위한 보충적 절차다. 공고기간이 지나 효력이 발생한 뒤에도 게시물과 첨부파일이 계속 공개돼 있다면 통지 목적을 넘어 개인의 행정처분 이력이 온라인상에 남게 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실제 공고문에는 처분 대상자 명단, 처분 내용, 처분 사유 등이 포함되기도 한다. 이름 일부가 가려져 있더라도 면허번호, 위반 사유 등이 함께 노출되면 당사자를 특정할 여지도 있다.

이는 개인정보 보호법상 쟁점도 남는다. 개인정보처리자는 목적에 필요한 범위에서 개인정보를 처리해야 하며, 목적 달성 등으로 불필요해졌을 때에는 지체 없이 파기해야 한다. 행정청이 송달 기록을 보존해야 한다고 해도, 이를 검색 가능한 홈페이지 게시물로 계속 공개하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라는 것이다.

경찰은 공시송달이 행정처분 공고가 법령에 따른 절차라는 입장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당사자에게 먼저 개별 통지를 하지만 등기가 반송되거나 수령 확인이 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며 "행정절차법 등에 따라 공시송달 방식으로 처분 사실을 알린다. 이를 위해 주민등록번호 대신 면허번호 등으로 갈음하고, 이름도 가운데 글자를 생략하는 방식으로 개인정보 노출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공시송달 제도의 필요성과 개인정보 보호 조치를 구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영선 경기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구체적인 범죄 악용 사례가 확인된 것은 아니더라도 개인정보가 장기간 노출될 경우 보이스피싱 등 범죄에 이용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며 "법령상 2주 공고 자체를 곧바로 불법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공고 기간이 지난 뒤에도 정보가 계속 노출되는 부분과 개인정보를 어느 수준까지 가릴 것인지는 제도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설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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