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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여성 결혼상대 된 ‘韓남성’…‘욘사마’ 22년, 가족관도 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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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재 도쿄 특파원

승인 : 2026. 05. 21. 11:50

K드라마·K팝 넘어 연애·결혼까지…「週刊新潮」 "한류남과 결혼하는 日여성" 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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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발매된 일본 주간지 「週刊新潮」 5월28일호는 일본 여성과 결혼하는 한국 남성, 이른바 '한류남' 현상을 조명했다./이미지=「週刊新潮」 캡쳐
일본에서 한국 남성을 배우자로 선택하는 일본 여성 사례가 현지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드라마와 K팝에서 시작된 한류가 미용·패션·음식·여행으로 넓어지며, 연애와 결혼이라는 사적 영역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흐름은 하루아침에 생긴 것이 아니다. 일본 사회에서 한국 청년에 대한 긍정적 기억은 2001년 도쿄 신오쿠보역에서 선로에 떨어진 일본인을 구하려다 숨진 한국인 유학생 이수현씨 사례를 통해 먼저 각인됐다.

2004년 NHK가 방영한 한국 드라마 '겨울연가'와 주인공 배용준을 향한 '욘사마' 열풍은 이런 인식을 대중문화 영역으로 넓혔다. 당시 한류가 중장년 여성층을 중심으로 감성적이고 다정한 한국 남성 이미지를 만들었다면, 지금은 K팝과 한국식 미용, 패션, 음식, 서울 여행을 통해 젊은 세대의 일상문화로 이어지고 있다.

현재 일본의 혼인 시장은 전체적으로 빠르게 줄고 있다. 후생노동성 인구동태통계에 따르면 2023년 일본의 혼인 건수는 47만4717건으로 전년보다 6% 가까이 감소했다. 일본의 연간 혼인 건수가 50만건 아래로 떨어진 것은 1930년대 이후 처음이다.

결혼 자체가 줄어드는 가운데, 외국인 정착과 국제교류는 일본 사회의 또 다른 변화로 부상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일본 내 외국인이 2024년 380만명으로 전년보다 10.5% 늘어 전체 인구의 약 3%를 차지한다고 전했다.

일본 내 한국계 주민과 한국 관련 인적교류도 여전히 큰 비중을 차지한다. 2024년 기준 일본 내 한국 국적자는 약 40만9000명, 조선적(朝鮮籍·일본 패전 후 한반도 출신자에게 부여된 옛 국적 표기로, 북한 국적을 뜻하지는 않음)은 약 2만3000명으로 집계된다. 여기에 유학, 취업, 여행, 온라인 교류까지 더해지면서 한일 청년층의 접점은 과거보다 훨씬 넓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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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겨울연가 일본 특별판. 윤석호 감독을 비롯한 겨울연가 제작진은 22년 전 일본 NHK에서 방영된 1천400분 분량의 드라마를 약 2시간짜리 영화로 재편집해 지난 3월 6일 일본 전국에서 재개봉했다./사진=연합뉴스 .
◇콘텐츠 소비에서 결혼 선택으로
21일 발매된 일본 주간지 「週刊新潮」 5월28일호는 이런 흐름을 배경으로 일본 여성과 결혼하는 한국 남성, 이른바 '한류남' 현상을 조명했다. 이 매체는 일본 여성이 한국 남성에게 투영하는 이미지로 세련된 외모, 감정 표현에 적극적인 태도, 자기관리에 신경 쓰는 분위기 등을 거론했다.

다만 이는 한국 남성 전체를 설명하는 객관적 특성이라기보다 한류 콘텐츠를 통해 형성된 대중적 인상에 가깝다.

중요한 것은 이 이미지가 실제 만남의 문턱을 낮추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 주요 일간지와 방송에서 '한국 남성과 일본 여성의 결혼 증가'를 직접 큰 흐름으로 다룬 보도는 아직 제한적이다.

그러나 한국 드라마와 K팝, 한국 화장품, 음식, 여행이 일본 젊은 여성층의 생활문화가 됐다는 흐름은 꾸준히 다뤄져 왔다. '주간신조' 보도는 이 한류 소비의 축적이 연애와 결혼 선택으로까지 번지는 장면을 포착한 셈이다.

일본 여성의 결혼관 변화도 배경이다. 장기 저성장과 만혼·비혼 확산 속에서 남성 생계부양, 여성 가사·육아 전담이라는 기존 결혼 모델에 거리감을 느끼는 여성이 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남성은 일부 일본 여성에게 기존 일본식 결혼관과 다른 선택지로 비칠 수 있다. 과거 '욘사마' 열풍이 한국 남성을 '동경의 대상'으로 만들었다면, 지금의 한류는 실제 만남과 생활의 선택지로 한국 남성을 끌어들이고 있는 것이다.

물론 한류 이미지가 결혼 생활의 현실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언어, 가족문화, 자녀 교육, 국적과 체류 문제 등 국제결혼 특유의 과제는 그대로 남는다. 특정 국적 남성을 이상화하는 시선 역시 경계해야 한다. 그럼에도 최근 한일국제결혼 현상은 한류의 영향력이 새로운 단계에 들어섰음을 보여준다.

한류는 이제 일본에서 음악과 드라마를 소비하는 수준을 넘어, 누군가를 만나고 결혼하며 가족을 이루는 선택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정치·외교의 한일관계가 흔들릴 때도 민간의 생활세계에서는 다른 방향의 교류가 자라고 있는 셈이다.
최영재 도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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