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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전직 금감원장의 퇴임 후 행보는 어느 정도 공식이 있었습니다. 다른 당국 수장 자리로 가거나 대형 로펌 고문으로 들어가 금융사의 방패로 활약하는 것입니다. 어느 경로든 당국이나 금융사 편에 서는 구조였다는 점은 같습니다. 이 전 원장의 행보가 이례적이라는 말이 나오는 건 그래서입니다.
이 사안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이 변호사가 어느 편에 섰느냐가 아닙니다. 그가 투자자에게 제공하는 자문의 질이 일반 변호사와 다를 수밖에 없다는 점입니다. 투자설명서 속 어떤 조항이 문제가 될 수 있는지, 금감원의 감독 기조와 어떻게 연결해 압박 근거로 삼을 수 있는지를 누구보다 깊이 아는 사람이 바로 전직 금감원장입니다.
상황이 이런 만큼 시선이 쏠리는 곳은 JTBC 채권 발행 주관을 맡았던 신한투자증권입니다. JTBC 채권은 신한투자증권이 기관을 대상으로 전량 소화했고, 그 물량들이 다른 증권사를 통해 개인에게 판매된 것으로 알려집니다. 그러나 발행 당시 주관사가 재무 리스크를 제대로 파악했는지 검증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발행사가 시장에 채권을 내놓기 전, 그 회사의 현금흐름과 부채 구조, 사업 전망을 꼼꼼히 들여다보는 것이 주관사 역할이니까요.
이 지점을 파고들 때 이 변호사만큼 날카로운 눈을 가진 인물도 많지 않을 것입니다. 금감원장 재임 시절 MBK파트너스가 일으킨 홈플러스 사태를 겪었고, 증권사들의 채권 영업 관행을 들여다봤던 경험이 있으니까요. 본격적인 소송이 시작된 건 아니라 이 변호사가 어디까지 나설지는 지켜봐야 합니다. 그럼에도 법률대리인 명단에 전직 금감원장의 이름이 올라오는 것만으로도 무게감은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아직 상담 단계이지만 업계가 이 움직임을 그냥 흘려보내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