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터 내어준 은혜를 폐기물 취급…"나눔 정신 짓밟은 탁상행정" 동문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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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학교 동문과 지역 주민 등에 따르면, 관양중 교정 일대에 있던 옛 강당(무궁화강당)과 학교 부지를 희사한 독지가 부부의 송덕비가 지난해 학교 환경 정비 과정에서 철거돼 폐기 처분됐다.
사라진 송덕비는 1960~70년대 안양의 낙후된 외곽 지역이었던 관양동 일대 교육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사재를 털어 토지 2190평과 강당(건평 120평) 부지를 희사한 고(故) 독지가 부부의 육영 정신을 기리기 위해 세워졌다.
당시 "나라 발전에는 교육의 힘보다 큰 것이 없다"며 헌신한 독지가의 뜻에 보답하고자 1974년 10월 관양초(당시 관양국민학교)와 학부모, 졸업생, 지역 주민들이 성금을 모아 건립한 역사적 상징물이다. 이들이 기증한 부지는 훗날 관양초와 관양중의 터전이 되며 수많은 지역 인재를 길러내는 요람이 됐다.
그러나 학교 측은 노후화된 옛 강당을 헐고 보도블록 정비 및 조경 공사를 추진하면서 50년간 자리를 지켜온 송덕비마저 건축폐기물과 함께 처리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사회와 동문들은 직계 후손이 없다는 점을 들어 학교의 뿌리이자 나눔의 상징을 행정 편의주의로 지워버린 것 아니냐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관양초 한 졸업생은 "사재를 털어 학교 터를 내어준 분에게 직계 후손이 없어 이를 챙겨줄 가족이 없다는 이유로 학교 역사와 은혜를 폐기물 취급했다"며 "안양시가 삼덕제지 부지를 기증한 고 전재준 회장의 뜻을 기려 삼덕공원을 만들고 기부 문화를 기리는 것처럼, 교육 현장이야말로 학생들이 나눔과 배려를 배울 수 있는 인성 교육의 장으로 송덕비를 보존했어야 마땅하다"고 성토했다.
또 다른 졸업생은 "70년대 당시 지역주민의 순수한 마음을 담아 써 넣은 문구를 그대로 복원해 송덕비를 다시 설치하는 것이 마땅하다"며 "학교 도덕 시간 및 개교기념일 등에 나눔, 배려, 실천의 교육자료로 활용하고, 복원한 송덕비 주변은 봉사활동 등을 통해 깨끗한 상태로 유지될 수 있도록 관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관양중 관계자는 "공간 재구조화 공사 중 보관 공간 부족과 주변 환경 등을 고려해 송덕비를 철거했다"며 "이미 파쇄된 비석을 원형 그대로 재 제작하는 것은 예산 낭비라는 판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강당 기증자와 비석 건립에 힘을 보탠 주민·동문의 뜻을 기리기 위해 사진 자료를 활용한 안내 표지판을 옛 강당 터에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관양초 총동문회 등 지역 주민들은 폐기된 송덕비의 원형 복원과 함께 역사적 의미를 기릴 수 있는 방안을 교육 당국과 학교 측에 공식 요구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