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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도약 만들겠다”던 전영현…2년 뒤 삼성 반도체의 현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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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소연 기자

승인 : 2026. 09. 15.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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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사과 메시지 내고 구원투수 자처
하반기 성과 윤곽…AI 속도 조절론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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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에 선임된 후 5개월 후인 2024년 10월 사과 메시지를 냈다. 당시 삼성전자는 주가 하락과 기술 경쟁력 우려 등으로 사면초가였고 여기에 전영현 부회장이 직접 "모든 책임은 사업을 이끌고 있는 경영진에게 있으며, 앞장서 재도약의 계기를 만들겠다"고 한 것이다. 현재 이 약속은 얼마나 실천했을까.

약 2년 뒤인 올 하반기는 전 부회장에게 재도약 과제를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시점이다. 삼성전자가 절치부심한 HBM4 매출이 크게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전체 글로벌 HBM 시장에서도 점유율 40%를 넘본다는 예상이 업계에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전 부회장은 삼성전자 핵심 사업이 흔들릴 때마다 전면에 투입 돼왔다. DS 부문장으로 선임될 시에는 뒤처진 기술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인사라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또한 2017년 삼성SDI 대표로 부임할 때도 갤럭시노트7 배터리 폭발 사고 사태 이후 국면 전환을 위한 '구원투수' 역할이 기대된 인물이어서, 올 하반기 HBM 점유율이 전 부회장의 성과를 가늠할 수 있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15일 증권가 추정에 따르면 삼성전자 DS 부문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은 100조원 이상이다. 전체 영업이익의 대부분을 DS가 담당할 것으로 보이며, 분기 영업익 최대치를 다시 경신하는 수치다.

전 부회장은 2년 전 5월 조직을 맡은 후 조직개편을 통해 HBM 개발팀부터 신설했다. 2019년 HBM 연구개발을 축소한 것이 뼈아프게 작용했다는 판단 아래 관련 조직을 개설하고, HBM3, HBM3E, HBM4 기술 개발에 집중했다.

전 부회장은 강도 높은 기준과 원칙을 앞세우는 리더십으로 잘 알려져 있다. 지휘봉을 잡고 5개월 뒤 당해 3분기 실적 발표 후 사과 메시지를 낸 것도 매우 이례적이라는 반응이었다. 당시 전 부회장은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로 근원적인 기술 경쟁력과 회사의 앞날에 대해서까지 걱정을 끼쳐 송구하다"고 했다. 그해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274.5%나 증가했음에도 9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 수뇌부가 실적과 관련해 별도 메시지를 낸 건 처음이었으며, 대외적인 메시지였지만 내부적으로도 쇄신이 필요하다는 강력한 신호로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반도체 부문에서만 분기 영업이익 100조원을 넘보는 현재의 성과는 단순한 AI 호황만으로 만들어진 결과가 아니다. 올해 2월 삼성전자는 HBM4를 양산 출하하면서 본격적인 시장 선점에 나섰고, 3개월 뒤인 5월에는 그다음 세대인 HBM4E 12단 샘플을 글로벌 고객사에 공급했다. HBM4보다도 속도를 20% 이상 향상한 제품이다.

변수는 남아 있다. 현재 미국에서는 주요 AI 기업들을 중심으로 'AI 개발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게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다리오 아모데이 엔트로픽 CEO는 자신의 글로그에 "AI 모델의 성능 향상 속도를 늦춰야 한다"면서 "단순히 위험 예방에 투자하는 것뿐만 아니라, 위험 예방이 (AI 모델 성능 향상 속도를) 따라잡을 수 있도록 역량 발전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정치권에서도 이와 관련한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반도체 업계에 미칠 파장을 우려하는 시각도 나오는 중이다.

다만, 투자 필요성 자체는 여전하고 시장의 이해관계에 따른 주장이라는 해석도 있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최근 AI 기업들의 모델 출시 주기가 짧아졌고, 이에 따른 모델 학습 비용을 치르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그는 "조금 더 나은 성능의 모델을 만드는 것에 몰입하면서 막대한 비용을 쓰기보다는, AI 모델의 성능을 극대화하는 하네스 설계에 집중해 AI 모델의 대체 가능성을 낮추고, AX 효능감을 높여 토큰 수요를 높이는 것에 집중하는 게 더 나은 선택이라는 결론에 도달했을 것"이라고 봤다.
안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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