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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무법인 석성 조용근 회장 “돈은 흘러 보내야…부모 유산으로 장학사업 시작”

세무법인 석성 조용근 회장 “돈은 흘러 보내야…부모 유산으로 장학사업 시작”

기사승인 2022. 04. 20.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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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무법인 석성 조용근 회장
나눔과 베품 실천 한 평생
“돈을 따라다니면 안 됩니다. 돈은 다스려야 하는 겁니다.”

세무법인 석성 조용근 회장은 20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지니고 있는 20여 가지 죄성 가운데 가장 큰 게 바로 자기 사랑과 돈 사랑”이라며 “물이 높은 곳에서부터 낮은 곳으로 흐르듯 돈도 플로잉(flowing·흘려보냄)돼야 한다”고 밝혔다.

석성 조용근 회장

석성 홈페이지에는 ‘석성은 나눔과 섬김으로 아름다운 세상을 만듭니다’라는 문구가 있다. 그는 생업(生業)인 세무 업무 못지않게 본업(本業)인 재물의 플로잉에도 지대한 관심을 두고 있다. 석성장학회와 석성1만사랑회 등 2개의 공익법인이 홈페이지에 소개돼 있는 것만 봐도 그가 지향하는 물질관을 잘 알 수 있다.

조 회장은 “이 세상을 편하게 살려면 돈을 따라다니지 말고 돈을 신으로 모시지 말며 하인 다루듯 해야 한다”고 단언했다. 그는 “예수님께서 돈을 사랑하는 것이 일만(一萬) 악의 뿌리라고 말씀하신 것을 바로 이런 점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국세청 9급 세무공무원으로 시작해 지방국세청장을 끝으로 공직을 떠난 그는 “세무조사를 할 때마다 돈이 주는 해악에 대해 절감했다”고 소개했다. 재산 상속 문제를 놓고 “누나가 부모님 모셨으니까 상속 재산 다 가져가요”“형이 더 많이 가져가요” 하며 양보하는 자녀를 본 적이 없었다고 했다. 돈 때문에 싸우는 것이고 돈이 없으면 싸울 일이 없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돈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돈을 ‘우상화’하면 돈은 백해무익한 존재로 추락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제 아무리 크리스천이라고 해도 하나님과 돈을 함께 섬길 수 없다는 것이다. 돈 앞에서 가족끼리 의를 상하게 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조 회장은 말했다. 두 공익법인을 만들어 여생을 바치고 있는 이유는 돈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누구보다도 잘 알기 때문이라고 했다.

어려운 가정환경에서 자라났기에 돈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왔고 세무공무원으로서 돈 많은 사람들의 그릇된 형태를 지켜보면서 인생 후반기에는 “나누면서 살아야겠다는”는 다짐을 숱하게 했다. 2005년 공직에서 떠나면서 기도원에 들어가 인생 후반기 어떤 삶을 살아야할지를 놓고 간절히 기도했다. 하나님은 그때 베풀며 살고 나누면서 살라는 명령을 가슴에 못 박아줬다고 고백했다. 그 이후로 어려운 사람들에게 관심을 돌리게 됐고 마침내 장학회와 사랑회를 만들게 됐다.

조 회장은 “우리 사회의 빈부 격차가 점점 심해지는 것을 절감하고 있고 이로 인해 사회적 갈등이 빚어지는 것을 보고 국가가 미처 하지 못하는 베풂과 나눔의 일을 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정부에 의지하는 나눔이나 베풂도 의미가 있겠지만 가진 자가 민간 차원에서 이를 실천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신앙적 차원에서 다양한 베풂을 실천해 오다 진정한 나눔을 위해 수백만 명의 장애인에게 눈길을 돌리게 됐다. 그 바탕에는 하나님이 마음속에 깊이 새겨준 ‘나눔’이 깔려 있다.

아버지가 물려준 5000만원을 어디에 쓸지 고민하다가 장학회 기금으로 내놓았고 이를 토대로 지금의 장학회가 설립됐다고 말했다. 솔직히 강남 어디에 상가를 사서 아이들 학원비라도 보탤까 하는 생각을 했다고 고백했다. 그렇지만 과감하게 베풂과 나눔의 길을 택했다.

그동안 장학금 수혜 학생들은 3000명이 훌쩍 넘었다. 장학회 몸집은 점점 커지고 있다.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어 기쁘다고 했다. 80을 바라보는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베풂, 나눔, 도움, 장학 등의 단어를 언급할 때는 청년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학교 건립 등을 위해 13년째 미얀마를 방문했을 때마다 기부를 많이 하면 다툴 일이 없다는 점을 깨닫게 됐다“고 밝혔다. 세계에서 인구 대비 기부자 수가 가장 많은 곳이 바로 미얀마이며 국민의 마음속에는 기부 문화가 깊이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진국 반열에 들어선 한국의 기부 문화가 많이 아쉽다는 뜻을 피력했다.

조 회장은 “정부가 부유층이 기부를 많이 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구축해 주는 게 바람직하다”며 “여기에 나눔과 베풂을 실천하는 부유층을 존경하고 박수를 쳐주는 문화도 이에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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