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이곳을 둘러싼 필리핀,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등 이웃 국가들과 해묵은 영토분쟁의 ‘불씨’를 재차 붙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988년 베트남과 무력 충돌을 빚기도 했던 중국이 이곳을 관할하는 행정구역을 설정해 주변 국가들의 반발을 부추기고 있다.
이와 관련,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호(號)에서 남중국해가 아시아를 다시 화약고로 만드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키우고 있다고 전했다
남사군도가 전략적 요충지인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는 바, 해저에 묻힌 방대한 양의 석유와 천연가스가 중국의 마음을 사로잡은 탓이다. 국제유가가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는 데다, 중국 경제의 고성장으로 중국 국내의 자원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최근 몇 년간 이어지고 있는 연 10% 수준의 경제성장세를 지속하기 위해 막대한 에너지를 수입하고 있다. 자원을 먹는 불가사리로 불리는 이유다. 여기에 경제 성장으로 소득이 늘면서 소비 수요에도 불이 붙어 육류와 곡물 소비가 폭증하고 있다. 값싼 노동력으로 ‘세계의 공장’이었던 중국이 이제는 세계의 자원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됐다.
더 큰 문제는 공급이 한정돼 있다 보니, 중국의 수요 급증은 원유, 비철금속, 곡물 등 국제 원자재의 무차별적인 가격 폭등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대(帶) 목전에 도달한 것도 결국 중국이라는 변수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지난 3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폐막된 세계석유회의에서 참석자들은 중국의 경제 성장으로 인한 원유 수요가 유가 급등을 부추기고 있다는데 동의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블룸버그 등 외신들은 전하고 있다.
■ 자원 고갈의 주범이 된 중국
지난 2005년 중국의 인구 1000명당 자동차 보유 대수는 15대로, 1963년 일본과 비슷한 수준이다. ^현재 일본의 자동차 보유 대수는 인구 1000명당 447대로, 중국이 경제 발전을 지속해 일본과 같은 수준으로 성장한다면 자동차 보유대수는 5억7200만대에 달하게 된다.
현재 전 세계 자동차 보유대수(6억4000만대)를 감안하면, 중국이 향후 보유할 자동차 규모는 어마어마한 수준이다. 중국에서 자동차 보유 대수가 늘어날 수록 휘발유 사용도 급증할 수 밖에 없다. 현재 중국의 원유 소비량은 하루 790만배럴로 미국의 2070만배럴에는 아직 못 미치지만 조만간 추월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정유업체 코노코필립스의 최고경영자(CEO) 제임스 멀바는 “중국의 급증하는 에너지 수요는 공급부족 상황으로 몰고 갈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 성장에 따라 중국 내 육류 소비도 크게 늘고 있다. 현재 중국인의 식단에서 육류의 비중은 1990년에 비해 배 이상 늘었다. 대만의 육류소비 수준과 비슷해진다면 앞으로 돼지고기 공급이 해마다 50억㎏씩 늘어나야 한다. 미국인들이 6~7개월간 먹는 양과 비슷하다.
결국 중국의 경제 발전이 야기할 자원 수요는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 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 ‘아프리카를 잡아라’, 中 선심 외교로 선점
중국내 자원 수요가 급증하면서, 중국 정부의 자원확보 노력이 전세계로 뻗치고 있다.
현재 중국이 가장 눈독을 들이고 있는 곳은 아프리카다. 전반적으로 반미(反美) 색채가 남아 있어 중국이 진출하기가 그만큼 용이하다.
실제로 지난해 후진타오 주석은 이른바 ‘제트기 자원 외교’를 통해, 아프리카 33개국에 채무 탕감과 3년간 30억달러의 우대 차관을 선사하고, 그 댓가로 알짜 유전과 광산 여러 개를 챙겼다. 후진타오 주석이 미처 챙기지 못한 곳은 윈자바오 총리가 나서기도 했다.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가 직접 아프리카경제개발에 투자하는 아프리카펀드도 조성했다. 중국은 또 전문가 1만5000명을 자국으로 초청, 연수시키고 자국의 농업 전문가와 자원 봉사자들 보내 아프리카 경제 발전을 돕고 있다.
이에 힘입어 중국과 아프리카의 교역 규모는 지난해 650억달러로 2000년(100억달러)에 비해 6배 이상 늘었다.^중국은 이에 그치지 않고 남미(南美) 국가들에까지 돈을 돌리고 있다. 특히 베네주엘라, 볼리비아 등에 대한 손길은 집요하다. 이들 국가는 좌파 정부가 들어서면서 기존 외국 회사와의 계약을 무효하거나, 자원 국유화법을 제정한 상태여서 중국의 입맛을 돋우고 있다.
■ 중국 견제론도 서서히 부상
중국이 이처럼 세계 곳곳의 자원 싹슬이에 나서면서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중국 견제론이 제기되고 있다.
자원 확보를 염두에 둔 중국의 무차별적인 외교행보가 국제 질서에 불안정 요인이 되고 있다는 게 서방의 우려다. 독일의 유력 시사지(紙)인 슈피겔의 기자들인 에리히 프로트, 안렉산더 융 등은 최근 펴낸 ‘자원전쟁’이란 책에서 “중국이 자원 확보를 위해 아프리카 우익 독재자에서부터 중동 극단주의자, 중남미 좌파들까지 닥치는 대로 연대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앞으로 자원 부국과 빈국 간에 신(新)냉전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중국의 자원 사재기가 세계 경제를 위협하다는 주장도 있다.
배럴당 150달러 돌파를 코앞에 둔 최근의 유가 급등은 차치하더라도, 중국의 전략원자재 확보 전략에 따라 금을 중심으로 구리ㆍ니켈ㆍ텅스텐ㆍ알루미늄 등의 가격도 앞으로 더 큰 폭의 변동을 겪을 전망이어서 이 주장은 시간이 지날 수록 설득력을 키워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