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 동안 고정금리를 유지하다 변동금리로 바뀌는 혼합형 대출을 고정금리대출 실적으로 취급하면서 실적만 크게 부풀렸다는 것이다. 이에 금리변동에 따른 가계부채 위험이 더 커졌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는 가계부채 구조의 개선을 위한 핵심 대책으로 변동금리대출의 고정금리대출 전환을 적극 유도하고 있다. 금융 시장이 변하면서 대출금리가 높아지면 대출자의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오는 2017년까지 전체 가계대출에서 고정금리대출의 비중을 40%까지 높이겠다는 목표다.
한국은행 통계를 보면 신규 가계대출 중 고정금리대출의 비중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1월 신규 가계대출 중 고정금리대출의 비중은 14.5%에 불과했으나, 3월과 5월에는 각각 33.1%, 42.6%까지 올라 11월에는 48.6%까지 높아졌다.
이에 따라 전체 가계대출 잔액에서 고정금리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11월 29.9%까지 올라갔다. 이 추세를 이어간다면 ‘2017년 고정금리대출 비중 40%’라는 정부의 목표가 달성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문제는 고정금리대출 비중 증가가 일종의 ‘눈 가리고 아웅’이라는 점이다. 세계 금융 시장이 저금리 현상으로 시중금리가 계속 낮아지자 고정금리대출은 2013년 하반기부터 급격히 줄어들었다. 이에 은행들은 가계부채를 줄이기 위한 대책으로 혼합형 대출을 내놓았다. 혼합형 대출은 3~5년동안 고정금리를 유지하다가 변동금리로 바뀌는 것으로 15~35년에 달하는 대출 상환기간의 극히 일부분만 고정금리가 유지된다. 금융당국은 혼합형 대출 실적까지 고정금리대출로 인정해주고 있다.
이에 3~5년 후면 변동금리로 바뀌는 대출제도가 고정금리대출 비중이 크게 증가한 것처럼 포장됐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신한, 국민, 우리, 하나은행 등 시중은행들은 지난해 44조5826억원의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실적 중 88.9%, 39조6209억원이 혼합형 대출이었다. 특히 국민과 우리은행은 혼합형 대출 비중이 90%를 넘는다.
앞서 한국은행이 기준 금리를 두 차례 인하하면서 지난해 대출금리는 계속 떨어져 변동금리대출을 받은 사람은 이득이 됐다. 하지만 혼합형 대출을 받은 사람은 이같은 금리 인하의 혜택을 받을 수 없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 고정금리의 혼합형 대출을 받은 사람은 2017년 변동금리로 바뀔 때부터 금리 인상의 위험에 노출된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혼합형 대출도 금리 인상기에 금리 변동의 위험을 겪기는 마찬가지”라며 “지금은 고정금리여서 금리가 일정하지만 3년 후 변동금리로 전환될 때 금리가 한꺼번에 오르는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