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성(省)이나 시(市) 등의 정법위원회는 사법, 공안 분야를 담당한다. 근절하기가 쉽지 않은 대표적 사회악인 매춘도 척결해야 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당연히 이 기관의 고위 공직자가 관련 범죄에 물들면 곤란하다. 그렇게 되면 고양이에게 어물전 맡기는 격이 된다고 해도 좋다.
어물전 고양이 관리
0
매춘을 단속하는 위치에 있으면서 성상납도 받고 뇌물도 받아 챙긴 관리를 희화화한 만평. 어물전 고양이가 따로 없다./제공=선전완바오.
최근 광둥(廣東)성 선전시에서 기가 막히게도 이런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선전시의 유력지 선전완바오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어물전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말아먹어버린 고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주인공은 이 시의 정법위원회 부순시원인 왕허이(王合意·55). 중앙 부처의 부국장급인 그는 지난 2007년 법적 분규에 휩싸여 있던 모 회사의 법률 책임자인 천(陳)모 씨를 지인의 소개로 만나게 된다. 자연스럽게 분규 해결에 도움이 돼달라는 청탁도 받았다.
이후 그는 사태를 유리한 방향으로 해결해주겠다면서 묘한 제안을 했다. 섹스 도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있는 바로 인근의 둥관(東莞)에서 자신을 접대하라고 노골적으로 요구한 것. 이렇게 해서 그는 4년 동안 무려 40여 번에 걸쳐 둥관에서 성적 욕망도 풀고 뇌물도 받아 챙겼다.
문제는 그가 성 접대와 뇌물을 받아 챙겼으면서도 분규 해결에는 적극 나서지 않았다는 사실이었다. 당연히 천모 씨는 화가 났다. 수차례 사태 해결에 나서달라는 직접적인 요구도 했다. 하지만 그래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천모 씨는 모든 증거를 수집해 그를 선전시 기율검사위에 고발하기에 이른다.
지난 해 선전시 기율검사위는 증거 분석과 조사를 통해 그의 비리 혐의를 완벽하게 입증했다. 이어 사법 당국에 넘겼다. 최근 그는 11년의 징역형과 50만 위안(9000만 원)의 개인재산 몰수 판결을 받았다. 저질러서는 안 되는 일탈을 자행한 댓가치고는 꽤 혹독했으나 상황은 이미 종료된 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