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중국에는 뉴 노멀, 중국어로는 신창태(新常態)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웬만한 새로운 현상이 나타나면 바로 이 단어를 가져다 붙인다. 현재 진행 중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유행하는 런싱(任性·제멋대로 갑질을 한다는 의미)만큼이나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당연히 학계에도 이 단어가 유행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 학계의 뉴 노멀은 어떤 현상을 의미하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 들어야 한다. 공산당 기관지 런민르바오(人民日報)의 10일 보도에 의하면 바로 유수의 대학 총장들이 정부 부처의 부장(장관)이나 부부장(차관)급으로 이동하는 현실이 아닌가 보인다.
천지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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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닝(陳吉寧) 환경보호부 부장. 칭화대학 총장에서 전격 이동했다./제공=런민르바오.
진짜 그런지는 올해 들어 대학 총장에서 정부로 이동한 이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바로 알 수 있다. 우선 칭화(淸華)대학 총장을 지낸 천지닝(陳吉寧·51)의 케이스가 대표적으로 꼽힌다. 최근 환경보호부 부장으로 이동했다. 잘 나가는 환경 분야의 전문가로 학문적으로 대성할 인재로 꼽혔으나 뉴 노멀의 대세를 거스르지 못했다.
허우젠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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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우젠궈 과학기술부 부부장. 중국과학기술대학 총장을 지냈다./제공=런민르바오.
허우젠궈(侯建國·56) 전 과학기술대학 총장 역시 똑 같은 경우에 해당한다. 중국을 대표하는 화학자로 유명했으나 관직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과학기술부 부부장으로 말을 갈아탔다. 사실상 학문으로 대성하는 길은 포기했다고 해도 괜찮다.
화이진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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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진펑 공업정보화부 부부장. 북경항공항천대학 총장 출신이다./제공=런민르바오.
중국 우주항공 연구의 총본산인 북경항공항천대학의 화이진펑(懷進鵬·53) 전 총장은 공업정보화부 부부장으로 이동하면서 학계와는 잠정적으로 발을 끊었다. 그러나 앞으로도 다시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부부장 자리에서 물러나더라도 계속 관가 주변에 머물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과거 중국의 학자들은 좋은 대우를 받지 못했다. 관가로부터 러브콜을 받는 것도 쉽지 않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을 정부 요직에 등용하는 분위기가 최근 대두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앞으로는 더할 가능성이 높다. 학계 인사들 역시 이런 분위기에 고무돼 계속 관가 주변을 기웃거릴 수밖에 없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