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중국의 권부 핵심 그룹으로 불리던 이른바 상하이방(上海幇)이 상당히 심각한 상황에 봉착한 것 같은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그것도 단순히 권력의 뒤안길에 밀려난 정도에 그치지 않고 와해 국면에 접어들었을 수 있다는 우려를 낳게 할 정도로 흔들리는 듯하다.
중국 권부 사정에 정통한 베이징 소식통들의 23일 전언에 따르면 이런 징후를 보여주는 사건들은 많다. 우선 상하이시에서만 30여 년 동안 봉직해온 골수 상하이방의 중견 호랑이(부패 고위관리)인 다이하이보(戴海波·53) 부비서장의 최근 낙마를 꼽을 수 있다. 비리 혐의로 낙마했다는 발표가 나기는 했으나 충분히 상하이방을 노린 표적 사정이 아니냐는 추측을 충분히 해볼 수 있는 것이다. 더구나 그는 상하이방의 상징적 존재인 장쩌민(江澤民·89) 전 총서기 겸 국가주석의 장남인 장몐헝(江綿恒·63)과 밀접한 관계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낙마에 다른 정치적 외풍이 작용했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려울 듯하다.
뤼자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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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쩌민 전 총서기 겸 국가주석을 비난한 죄로 10년 형을 선고받은 뤼자핑. 투옥되기 전의 모습으로 그의 석방은 흔들리는 상하이방의 위상을 상징적으로 말해준다고 볼 수 있다./제공=검색엔진 바이두(百度).
장 전 총서기 겸 주석의 친부가 한젠(漢奸·일본에 협력한 친일파)이었다는 사실 및 그의 젊은 시절 행보와 관련한 각종 의혹에 의문을 제기하는 글을 썼다 2011년 징역 10년 형을 선고받았던 역사학자 뤼자핑(呂加平·74)이 최근 석방된 사실 역시 예사롭지 않다. 국가원수를 모독해 징역형을 선고받았음에도 형기의 절반을 채우지 않고 석방됐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진짜 그렇지 않나 보인다. 더구나 그가 석방 직후 가족에게 “시진핑 국가주석의 지시에 의해 석방됐다.”고 한 발언은 더욱 이런 분석에 무게를 실어준다고 해도 좋다. 장 전 총서기 겸 주석을 필두로 하는 상하이방의 위상이 확실히 이전과는 비교하기 어렵게 됐다고 봐도 좋은 것이다. 어떻게 보면 상하이방과 장 총서기 겸 주석 지우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지 않았나 하는 분석도 충분히 가능할 듯하다.
물론 상하이방이 흔들린다고 해도 장 전 총서기 겸 주석까지 위험한 지경에 처하지는 않을 가능성은 높다. 또 현 정권에서 드러내놓고 대대적으로 와해 공작을 펼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서서히 무너지는 과정을 밟고 있는 것만은 사실인 듯하다. 현재까지의 분위기를 보면 상당 기간 기를 펴지 못한 채 납짝 엎드려야 할 것으로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