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건국의 아버지로 불리는 마오쩌둥(毛澤東)은 누구도 못 말리는 호색한으로 유명했으나 인문학적인 소양도 정말 대단했다. 대 문장가이자 철학자로 불려도 손색이 없다. 명언 역시 많이 남겼다. 대표적인 것이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라는 말이다. 그래서 군인은 아니었으나 홍군(紅軍)과 인민해방군의 지휘권을 놓은 적이 평생 거의 없었다. 이뿐 만이 아니다. “정권을 뒷받침하는 것은 총대와 붓대가 돼야 한다.”면서 언론의 역할도 강조했다. 언론을 정권의 나팔수로 생각했다는 얘기라고 해야 한다. 이런 그의 생각은 후대의 지도자들에게도 그래도 이어졌다. 당연히 중요한 만큼 절묘한 이용법과 보도지침 등의 통제만 있지 자유는 없다. 총대를 마음대로 놔두는 정권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 아닌가 보인다.
비푸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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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산당과 마오쩌둥을 비판해 물의를 빚은 중국 국민 앵커 비푸젠./제공=검색엔진 바이두(百度).
중국에 언론의 자유가 없다는 사실이 최근 다시 확인됐다. 자의든 타의든 이 사실을 확인하게 만든 사람은 바로 국민 앵커로 불릴 정도로 영향력이 큰 유명 방송인인 비푸젠(畢福劍·56)이다. 당 기관지 런민일보(人民日報)를 비롯한 중국 관영 언론의 9일 보도에 의하면 그는 최근 사석에서 문화대혁명 때의 노래를 부르면서 당시를 풍자했다. 우선 “인민해방군은 반동파를 소멸해야 한다.’라는 노랫말 뒤에서는 “이길 수나 있나요.”라고 반문했다. “인민의 군대는 인민과 환난을 함께 한다.’라는 대목에서도 “헛소리 하네요.”라고 비아냥댔다. 결정적인 대목은 “마오 주석은…’이라는 노랫말이 끝난 뒤였다. “아, 이 XXX는 언급도 하지 마세요. 우리를 얼마나 힘들게 했는데요.”라면서 욕설을 퍼부은 것이다.
이 동영상이 엉뚱하게 유출되면서 인터넷에 공개되자 당연히 난리가 났다. 당국에서는 즉각 방송 출연 금지 조치를 내렸다. 향후 더 엄중한 처분을 받을 가능성역시 높다. 신상털기를 통해 보다 강력한 법적 처벌을 받지 말라는 법도 없다. 이 경우 그는 평생 쌓아올린 방송인으로서의 인생이 완전히 끝나게 된다. 그로서는 완전 횡액인 셈이다.
문제는 조심하지 않으면 그처럼 졸지에 인생이 망가질 수도 있다는 사실이 아닌가 싶다. 케이스도 없지 않다. 장쩌민(江澤民) 전 총서기 겸 국가주석의 아버지가 옛 일본군의 부역자였다는 글을 쓴 죄로 징역 10년형을 선고받은 바 있는 논객 뤼자핑(呂加平·73)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최근 당국의 선처로 3년여 만에 석방됐으나 꼬박 7년을 더 감옥생활을 할 뻔했다. 82세의 고령인 톄류(鐵流)도 비슷한 케이스에 해당한다. 당국에 비판적인 글을 쓴 이유로 무수한 감옥생활을 참아내야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수많은 신문과 잡지, 방송들도 적지 않게 횡액을 당한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 진보적 잡지 옌황춘추(炎黃春秋)가 가장 대표적이다. 정부를 비판한 죄로 정간과 복간을 되풀이한 바 있다.
국제 언론 단체인 국경없는 기자회에 따르면 중국의 언론자유 순위는 세계 175위에 랭크돼 있다. 또 수감돼 있는 언론인도 무려 33명에 이른다. 중국 언론의 민낯이라고 보면 될 듯하다.
물론 아직 사회주의 체제를 유지한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중국 입장을 이해할 수도 있다. 마오쩌둥의 말에 따르면 언론자유를 허락할 경우 체제가 무너지지 말라는 법이 없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 당국이 뉴 노멀, 이른바 신창타이(新常態)를 부르짖고 있는 사실을 감안하면 이제 언론을 대하는 자세도 조금은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