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부터 부패와의 전쟁을 더욱 강력하게 추진하는 등내치에 전념하던 시진핑(習近平) 중국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외교 챙기기에 본격 나선다. 20일부터 이틀 동안 파키스탄을 방문해 정상회담을 가진 다음 21일부터 4일동안은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아시아아프리카정상회의(반둥회의)에 참석하면서 G2 지도자로서의 입지를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된다. 특히 반둥회의에서는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만날 가능성도 다분해 지난 수년 동안 급격히 경색된 양측 관계의 돌파구를 찾을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김영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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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8년 8월 8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위원장을 만난 시진핑 중국 총서기 겸 국가주석. 부주석 시절이다./제공=신화(新華)통신.
중국 당 기관지 런민르바오(人民日報)의 19일 보도에 따르면 시 총서기 겸 주석은 우선 파키스탄을 방문, 자국이 추진 중인 이른바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의 구축에 필요한 도움을 요청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콩고물도 단단히 뿌릴 것이 확실하다. 베이징의 서방 소식통들의 전망에 의하면 무려 460억 달러 규모에 이르는 양국 경제 경협 프로젝트를 제안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반둥회의에서도 미국을 대신할 슈퍼 강국으로서의 입지를 드러내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 달 말 보아오(博鰲) 포럼에서 “아시아가 운명 공동체를 향해 나아감으로써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자.”라고 한 자신의 말을 행동으로 옮길 것이라는 얘기이다. 물론 아프리카 지도자들이 섭섭하지 않게 그들을 위한 협력 메시지도 준비했을 것으로 봐도 좋다.
주목되는 것은 이 회의에서 김영남 위원장을 만날 것으로 보인다는 사실이다. 시 총서기 겸 주석은 총서기 겸 주석 시절 김정은 제1위원장이나 헌법상 국가수반인 김영남 위원장을 만난 적은 없다. 그러나 부주석 시절에는 김 위원장을 만난 바 있다.
만날 경우는 시 총서기 겸 주석이 먼저 양측의 화해를 위한 제스처를 보여줄 가능성이 없지 않다. 최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의 한국 배치가 미국에 의해 강력하게 추진되는 상황임으로 고려하면 먼저 북한에 손을 내밀 필요도 있다. 또 9월 4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항일반파시스트전쟁 승리 70주년 기념식에 김정은 위원장의 참석을 다시 한 번 요청하지 말라는 법도 없다. 북한으로서는 나쁜 구도가 아니다. 올해 처음 해외 순방에 나선 시 총서기 겸 주석의 외교 행보도 더불어 빛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