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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헬조선과 귀신의 섬, 청년을 구해야 없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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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도 기자

승인 : 2016. 09. 12.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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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이나 좋지 않은 유행어가 난무하는 사회는 건강하지 못하다. 대만은 이 점에서는 한국에 못지 않다. 아니 더하다고 해도 좋다. 진짜 그런지는 이제는 언론에서도 즐겨 쓰는 유행어들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무엇보다 청년들이 자신들이 사는 곳을 지칭하는 구이다오(鬼島)라는 단어를 꼽아야 할 것 같다. 귀신의 섬이라는 뜻이다. 조만간 국어사전에 들어가게 될 한국의 헬조선과 크게 다르지 않다. 22K라는 말도 있다. 취직을 해봐야 월급이 2만2000 대만 달러(70만 원)에 불과한 현실을 빗댄 말이다. 한때 한국에서 유행했던 88만원 세대라는 말과 크게 다르지 않다.

대만대학
대만 최고 명문대학 중 하나인 대만대학 졸업식 전경. 이 졸업생들은 그러나 상당수가 졸업 후 실업자가 된다. 대만이 귀신의 섬으로 불리는 이유는 간단하다./제공=검색엔진 바이두(百度).
이 단어들은 대만 청년들이 좌절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사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청년들이 2만2000 대만 달러를 월급으로 받는다면 희망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는 것이 영 쑥스러울 테니 말이다. 더구나 대만 언론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이런 월급조차 받지 못하는 청년들도 전체의 10%에 가깝다.

이런 대만에 지난 1월 영웅이 등장했다. 바로 압도적인 지지를 등에 업고 사상 최초의 여성 총통으로 당선된 민주진보당의 차이잉원(蔡英文)이 그 주인공이다. 그러나 그녀는 취임 100일도 채 안 돼 청년 실업을 해소한 후 대만을 청년들의 지상낙원으로 바꿀 것이라는 자신의 공약을 허공으로 날려버렸다. 귀신의 섬이라는 유행어가 여전히 헬조선과 마찬가지로 대만이라는 섬을 배회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100일의 시간이 너무 짧은 것이 아니냐고 할지 모르나 하나를 보면 열을 알 수 있다는 진리를 상기할 경우 그렇지 않다. 청년 실업 해소는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더구나 그녀의 최근 행보들은 청년들을 더욱 좌절시키고 있다. 자신의 총통 전용차를 10억 원 가까운 호화 방탄차로 바꾸기로 했다는 사실만 봐도 그렇다고 할 수 있다.

한때 대만은 한국과 함께 아시아의 네 마리 용으로 불렸다. 그러나 지금은 이무기가 돼 버렸다. 대만 언론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심지어 지렁이로 불리면서 조롱의 대상이 되고도 있다. 청년들을 구하지 않으면 계속 이런 치욕은 벗어나기 어렵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대만이 생존하는 길은 청년들을 어떻게 하든 구하는 것에 있다고 해야 할 것 같다.
홍순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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