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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기자의 일본 속으로] 일본 ‘니가타’ 선거가 중요한 이유…세월호 연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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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수아 기자

승인 : 2016. 10. 18. 09:22

16일 니가타현 도지사 선거, 야당 지지한 첫 도지사 탄생
카시와자키카리와 원전 재가동, 민심은 '반대'
아베 총리의 의회 해산권에도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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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니가타현은 지난 16일 현 지사 선거를 실시했다. 투표를 하고 나오는 니가타현 주민들의 모습. /사진 =엄수아 특파원
일본 니가타의 벼가 막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신칸센에서 바라본 창밖에는 아직 푸른 빛을 잃지 않은 논밭이 펼쳐졌다. 소설 ‘설국’의 배경으로 유명한 이곳은 눈 뿐만 아니라 쌀과 술이 유명하다. 그만큼 자연친화적인 곳이다.

조용한 일상이 반복될 것 같은 일본의 니가타가 최근 전국적인 관심을 받고있다. 지난 16일 니가타현 지사 선거 때문이다. 이번 선거에서 사민당과 공산당이 지지하는 무소속 요네야마 류이치 후보(49)가 새로운 도지사로 당선됐다. 6%포인트 차로 자민당 등 여당이 지지한 모리 타미오 후보(67)를 따돌렸다.

이 지역에서 공산당 등 야당이 지지한 도지사가 당선된 첫 사례다. 총 4명이 출마했지만 니가타현 나가오카시 시장이었던 모리 후보와 의사·변호사 출신인 요네야마 후보가 접전을 벌였다. 여·야가 지지하는 후보로 도쿄 전력이 소유한 카시와자키카리와 원전 재가동 문제를 놓고 대립했다.

모리 후보가 당선되면 원전 재가동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자민당이 원전 재가동 드라이브를 걸고 있고 도쿄 전력도 재가동 의지를 밝혔다. 2011년 대지진 이후 도쿄전력이 관리하는 원전 중 재가동된 사례는 아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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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니가타현 지사 선거 다음날인 17일 지역지 니가타일보가 1면에서 새로운 도지사 당선 사실을 알렸다.
이번 선거는 민심이 ‘원전 반대’임을 재확인한 결과였다. 니가타현 쓰바메산조에서 만난 한 시민은 “요네야마 후보를 찍었지만 정말 당선될 줄은 몰랐다”며 “3·11 대지진 이후 원전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하다”고 말했다.

니가타현 원전 30km 이내엔 46만명이 살고있다. 원전 재가동 시 해당 지역은 각종 혜택을 받아 여당 후보 지지가 근소하게 높았다. 하지만 대부분 니가타현 주민들의 민심은 원전 재가동보다 생명과 안전에 대한 확신이 먼저라고 대답했다.

쌀과 해산물이 유명한 니가타현 입장에서도 재가동은 부담스러운게 당연하다. 후쿠시마 사태 이후 여전히 일본 전역 마트에서 후쿠시마산 해산물과 채소는 다른 지역보다 싼 값에 팔리는 게 현실이다. 아베 총리가 나서서 해산물을 시식하고 안전성을 강조했지만 사고 후 후쿠시마 농가 전체가 입은 타격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번 니가타 선거는 당초 쉬운 선거가 될 뻔했다. 12년 재임한 이즈미다 전 도지사의 재선 의지가 컸던 상황이었다. 큰 항구가 있는 니가타현이 중고 배를 사들이는 과정에서 지사의 잘못이 도마에 오르면서 정세는 돌연 바뀌었다. 해당 중고 배는 한국 회사의 선박이다. 과거 세월호 사고와 관련된 청해진해운이 소유했던 배로 유력 지역신문인 니가타일보가 집중 취재하면서 전 지사가 불출마했다.

이번 선거 결과는 아베 총리의 행보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은 여권 분위기가 좋을 때 총리가 의회를 해산시켜 선거를 치르곤 했다. 아베 총리가 이를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도 계속 들렸다. 의회를 해산하기 위해선 확신이 필요한데 도쿄와 후쿠오카 보궐선거, 니가타현 도지사 선거를 기준으로 삼을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번 선거로 아베 총리의 고민이 더 깊어지게 됐다.
엄수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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