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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세’ 신한·KB, ‘아쉬운’ 하나·우리…글로벌 실적 양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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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욱 기자

승인 : 2026. 03. 17. 17:53

신한, 해외 순익 70% 차지… 1위 독주
KB, 인니 손실 축소로 4년 만에 흑전
환율·경기침체에 하나·우리 순익 감소
중동 상황 악재… 리스크 관리 시험대
지난해 국내를 넘어 글로벌 부문에서도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의 호실적 행진이 이어졌다. 국내에서 치열한 리딩뱅크 경쟁을 벌였던 두 은행은 해외법인 실적에서도 나란히 1·2위를 차지했다. 신한은행은 주요 해외법인들이 고른 성과를 내며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했고, 국민은행은 인도네시아 법인의 실적 반등을 발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글로벌 부문에서도 경쟁력을 입증했다.

반면 글로벌 강자로서 신한은행과 경쟁을 해왔던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아쉬움을 삼켰다. 주요 법인에서는 전년과 유사한 수준의 순익을 유지했지만, 환율 변동과 경기 침체 영향으로 일부 법인에서 손실 규모가 크게 확대되면서 해외법인 순익이 전년 대비 큰폭으로 감소했기 때문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해외법인 순익 합계는 833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중 신한은행의 순익이 전체 순익의 약 70%를 차지했다. 작년 신한은행의 해외법인 순익은 5873억원으로, 전년 대비 2.6% 증가하며 글로벌 시장서 독주 체제를 이어갔다. 다만 순익 증가율은 2024년(18.6%) 대비 둔화됐다. 핵심 시장인 베트남과 카자흐스탄에서 순익이 약 500억원 줄어든 영향이다.

핵심 시장은 주춤했지만, 다른 해외법인의 실적 개선이 두드러졌다. SBJ은행은 일본 금리 인상 수혜로 전년 대비 순익이 306억원 증가했다. 중국과 미국 법인도 영업 정상화와 충당금 환입 효과에 힘입어 각각 100억원대 순익 증가를 기록하며 전체 이익 감소분을 상쇄했다.

국민은행은 2021년 이후 4년 만에 글로벌 부문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일등공신은 캄보디아법인이었다. 저금리 기반 핵심예금이 크게 늘어나며 이자이익이 개선됐고, 이에 순익은 전년 대비 200억원 증가한 1521억원을 기록했다. 수년간 대규모 손실을 이어오던 인도네시아법인(KB뱅크)의 손실 규모가 크게 축소된 점도 도움이 됐다. KB뱅크는 현지 회계 기준으로는 90억원의 흑자를 기록하며 향후 실적 개선 기대감을 키웠다는 평가다.

하나·우리은행의 해외법인 실적은 전년보다 줄었다. 하나은행은 11개 해외법인에서 868억원의 순익을 거뒀는데, 이는 전년 대비 33.2% 감소한 수준이다. 미국법인은 신규 지점 확대 등에 힘입어 100억원 이상의 순익 증가를 기록했지만, 러시아 루블화 환율 변동과 중국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에 따른 충당금 확대가 전체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우리은행 해외법인 순익은 435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5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인도네시아법인(우리소다라은행)이 741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영향이 컸다. 대규모 금융사고 여파로 충당금 적립이 확대되며 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국에서도 4분기 중 현지 감독당국 요청으로 기존 부실채권 상각 등 추가 충당금을 적립, 52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것도 악영향을 줬다.

올해 신한·국민은행은 지속적인 순익 증대를, 하나·우리은행은 실적 반등을 목표로 글로벌 사업에 더욱 힘을 싣는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이들 은행 모두 지난해 말 임원 인사에서 글로벌 사업 담당 부행장을 교체하며 새로운 전략 수립에 나섰다.

문제는 최근 격화되고 있는 중동 상황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은행들의 글로벌 사업에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 은행의 해외법인은 소매금융뿐 아니라 기업금융과 투자금융(IB) 등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데,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될 경우 투자 수요가 위축되면서 실적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물가·유가 상승으로 인한 현지 경기 침체도 우려가 나오는 부분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은행들이 외형 확대에 집중하기보다 리스크 관리에 무게를 두고, 중동 상황에 따른 영향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민환 인하대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는 "장기적으로 글로벌 시장 확대는 필수적이지만, 올해는 기존 진출 시장의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며 내실을 다지는 것이 우선"이라며 "모험자본 투자 등 투자금융(IB) 부문 확대보다는 소매금융이나 안전자산 중심의 운용 전략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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