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족 출신의 한국 남자 탁구 기대주 정상은의 담대한 도전이 16일 막을 내렸다. 결과는 성공이 아니었다. 그러나 성공보다 더 감동적인 도전이 아니었나 싶다. 단순하게 세계 랭킹에도 없던 선수가 1위 랭커인 마룽(馬龍) 등을 물리치고 결승까지 진출, 중국 장쑤(江蘇)성 우시(無錫)에서 열린 제23회 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 남자 단식 은메달을 목에 걸었기 때문만이 아니다. 마치 드라마를 쓰듯 매 경기 최선을 다하면서 극적인 승부를 연출한 사실이 아무리 복기를 해봐도 너무 감동적인 때문이 아닐까 싶다.
Jungsangeun
0
제23회 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 결승 경기에서 서브를 넣고 있는 한국의 정상은 선수. 그의 담대한 도전은 마지막에 결실을 맺지 못했으나 성공 이상의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제공=국제탁구연맹.
신화(新華)통신을 비롯한 중국 관영 언론의 16일 보도에 따르면 정상은은 이날 오후 5시30분 열린 결승에서 세계 랭킹 2위의 중국 에이스 판전둥(樊振東)에게 0대3으로 패했다. 그동안의 선전에도 불구, 마지막 만리장성의 관문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값지다는 표현이 과하지 않다. 2000년 카타르 대회에서 2위를 차지한 현 남자 대표팀의 김택수(현 남자 탁구대표팀 감독) 이후 무려 17년만에 따낸 값진 은메달이라는 사실만 봐도 그렇다고 해도 좋다.
더구나 그는 매 시합 감동을 선사하는 게임을 했다. 우선 32강전에서는 ‘지구 최강’ 마룽을 꺽는 파란을 일으켰다. 이어 16강에서는 홍콩 에이스 장티아니를 풀세트 접전 끝에 3대2로 꺾고 2015년 헝가리오픈 결승전의 패배를 설욕하는 집념도 보였다. 준결승전은 단연 그의 담대한 도전이 빛을 발한 경기였다고 해도 좋다. 8강에서 세계 랭킹 3위 쉬신(許昕)을 꺾고 올라온 ‘일본 왼손 에이스’ 니와 코키를 2세트를 먼저 내주고도 3대2로 꺾는 기적의 역전승을 일궈낸 것. 더구나 마지막 5세트에서는 6-10까지 밀렸으나 집중력을 잃지 않고 13-11로 뒤집었다. 그야말로 괴력이었다.
정상은은 이번 대회의 선전으로 다시 세계 랭킹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 보여준 투혼으로 미뤄보면 세계 랭킹이 문제가 아닐 것 같다.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도 그의 담대한 도전이 이어질 것이라는 얘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탁구 선수의 수명이 길다는 사실을 감안할 경우 정말 그렇게 될 것이라고 해도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