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의 혈맹이었던 북한과 중국의 관계가 아무래도 심상치 않다. 서로 최고 수준의 비난을 상대에게 퍼붓는 모양새가 파국에까지 이르렀다고 해도 좋은 양상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북미 간이 아닌 북중 간에 먼저 무슨 사달이 나더라도 나지 않을까 보인다.
China north k
0
북한과 중국의 관계가 한때의 혈맹이었다는 사실이 무색하게 급격히 나빠지고 있다. 지난 2008년 6월 국가부주석 시절의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평양의 북중우의탑에 헌화하는 모습이 생경하기만 하다./제공=신화(新華)통신.
북중 관계에 정통한 베이징 소식통의 4일 전언에 의하면 설전의 포문은 북한이 먼저 열었다. 전날 김철이라는 필명으로 게재된 ‘조중(북중) 관계의 기둥을 찍어버리는 무모한 언행을 더 이상 하지 말아야 한다’는 제목의 조선중앙통신의 논평에서 ‘중국’을 직접 지칭하면서 “레드라인을 넘었다”고 비판한 것. 더구나 이번에는 과거 ‘우리 주변국’이라거나 ‘대국’ 등의 표현을 사용하던 것과는 다르게 국명까지 직접 거론하는 이례적인 자세까지 보였다. 미국과 손잡고 대북 압박 수위를 높이는 중국을 보다 직접적으로 겨냥해 공격하겠다는 의지의 발로가 아닌가 보인다.
중국 역시 가만히 있지 않았다. 4일 당 기관지 런민르바오(人民日報)의 자매지 환추스바오(環球時報)가 게재한 ‘중조 우호협력 및 상호원조조약을 마땅히 유지해야 하는가’라는 제목의 사평에서 핵 개발이 조약을 위반한 것이라는 비난을 퍼부으면서 강력하게 대응했다. 여차 하면 조약의 파기를 검토하겠다는 자세라고 해도 좋지 않나 보인다.
이뿐만이 아니다. 환추스바오를 통해 맞대응하는 것으로 모자랐는지 외교부를 통해서까지 작심하고 북한을 비난했다. 이날 겅솽(耿爽) 대변인이 주재한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 측은 한반도 핵 문제에 대한 입장은 일관되고 명확하다. 중조 선린우호 관계 발전에 대한 입장도 일관되고 명확하다”면서 “오랫동안 중국은 객관적이고 공정한 입장을 가지고 문제를 판단하고 처리했다”는 입장을 밝힌 것. 더 이상 핵실험, 탄도 미사일 발사 등과 같은 도발을 하거나 엉뚱한 소리를 할 경우 용서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자세를 에둘러 밝힌 것이 아닌가 보인다.
앞으로도 북중 양국이 계속 설전을 벌일지는 단언하기 어렵다. 그러나 하나 분명한 것은 과거처럼 서로 짜고 찌는 카드 게임, 즉 쇼를 하는 것은 아닌 것 같은 분위기가 물씬거린다는 사실이 아닌가 싶다. 국제사회에는 영원한 친구도, 적도 없다는 말은 아무래도 틀린 말이 아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