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지난 8∼9일 열린 북미간 반민반관 1.5트랙 회동을 마친 최선희 북한 외무성 미국국장이 평양으로 귀환하기 직전 경유지인 베이징 서우두(首都)공항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와 “여건이 되면 대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14일부터 이틀 동안 열리는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 정상포럼에 참석할 남북한 정부 대표단은 이날 오후 역시 서우두 공항에 동시에 도착, 조만간 만나 남북 접촉의 물꼬를 틔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얘기가 잘 되면 남북간 뿐 아니라 북미간 대화도 동시다발로 열릴 것이라는 사실을 시사하는 움직임이라고 해도 좋을 듯하다.
최 국장은 이날 평양 행 고려항공에 탑승하기 직전 기자들로부터 “트럼프 행정부와 대화 준비를 하고 있느냐”는 질문을 받자 조건을 달기는 했으나 마치 북한이 대화할 준비라도 하고 있는 듯 시원스럽게 즉답을 했다. 이어 그는 한국에 새로 들어선 문재인 대통령 정부에 대한 평가와 대화 성사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지켜보겠다”면서 유보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대표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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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주최하는 일대일로 정상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13일 오후 베이징 서우두공항에 도착한 한국 대표단. 왼쪽부터 박광온 의원, 박병석 단장, 김장수 주중 대사, 팡쿤(方坤) 중국 외교부 아주사 참사관./제공=베이징 한국 특파원단.
이런 가운데 일대일로 정상포럼 참석차 대표단을 이끌고 베이징에 도착한 더불어민주당 박병석 의원은 방중 기간에 중국 고위 인사를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기회가 되면 문재인 대통령의 간단한 인사말을 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그러나 대표단이 만날 고위 인사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으나 중국 외교부 관계자에 따르면 외교 담당 국무위원을 지낸 탕자쉬안(唐家璇)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오찬을 겸한 면담은 15일 오전 11시 30분 국빈관인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열린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박 의원은 이어 김영재 북한 대외경제상이 이번 일대일로 포럼에 참석하는 것과 관련, “김 대외경제상과 대화할 것이냐”는 질문을 받자 “사전에 우리와 연락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온종일 같은 회의장에 있을 것이기 때문에 자유롭게 접촉이 있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한편 북한 대표단도 이날 거의 같은 시간에 서우두공항에 도착, 중국 외교부의 영접을 받은 후 숙소로 알려진 시내의 북한 대사관으로 향했다. 포럼 기간 중 역시 한국처럼 중국의 고위층을 만나 북핵 및 이에 따른 제재와 관련한 북중간 대화와 협상을 가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