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관계는 지금 1992년 수교 이후 최악의 상황이라고 단언해도 좋다. 이유는 딱 하나 외에는 없다. 바로 주한 미군이 배치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탓이다. 중국이 사드가 자신들을 노리는 무기 체계라고 반발하면서 엉뚱하게 양국 관계가 최악으로 꼬이기 시작한 것이다. 그것도 벌써 1년 가까운 시간 이런 지리한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중국에서는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이 발동돼 한국 연예인들의 활동이 사실상 금지돼 버렸다. 중국 내 롯데마트와 백화점의 경우도 사드 보복으로 영업 계속 여부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빠져 있다. 눈을 국내로 돌려도 크게 다르지 않다. 유커(游客)들의 한국 방한 급감으로 어려움을 겪는 곳이 한두곳이 아니다.
루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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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기독교 선교사가 중국인을 전도해 파키스탄으로 데려가 IS에 의해 살해되게 했다는 사실을 발표하는 중국 외교부의 루캉 대변인. 중국이 이 사실을 문제 삼을 경우 양국의 관계는 더욱 꼬일 가능성이 높다./제공=신화(新華)통신.
다행히 한국의 새 정부가 들어오면서 상황은 다소 좋아지기 시작했다. 중국 정부 역시 사드 보복의 분위기를 톤 다운시키려는 자세를 보이는 듯도 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약간의 곡절은 있을 수 있어도 모든 것이 잘 풀릴 것만 같았다. 하지만 전혀 엉뚱한 곳에서 예상치도 못한 상황이 발생했다. 지난 달 24일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의해 파키스탄에서 납치됐다 살해당한 중국인 중국어 교사 2명이 한국인 기독교 선교사에 의해 전도돼 현지에 자원봉사 형식으로 파견됐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 베이징 서방 외교 소식통의 16일 전언에 따르면 중국 외교부의 루캉(陸慷) 대변인 역시 전날 정례 브리핑을 통해 이렇게 확인한 바 있다.
만약 사실이라면 한국이 중국에서 불법으로 간주하는 선교를 통해 전도한 중국인을 사지로 몰아넣었다는 얘기가 될 수 있지 않나 싶다. 한국 입장에서는 중국이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꼬투리를 주게 됐다고 해도 좋을 듯하다. 시간이 해결해줄 것만 같았던 사드 사태에 따른 양국 관계의 경색 국면은 자연스럽게 다시 중대한 전기를 맞을 수밖에도 없게 됐다.
솔직히 그 어떤 종교든지 전도를 금지하는 중국 법에 비춰보면 한국의 입장은 상당히 어려워진다. 더구나 사드 보복으로 인해 적극적으로 방어 논리를 펼 상황이 아니라는 사실까지 더할 경우는 막다른 골목에 몰리게 된다고 해도 좋다. 중국이 진짜 책임 소재를 적극적으로 따지고 나서면 일방적으로 궁지에 내몰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중국이 자신들의 곤란한 입장을 만회하기 위해 물귀신 작전을 쓴다는 불만은 핑계조차 되지 못할 가능성도 높다. 설상가상은 이럴 때 쓰는 말이 아닌가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