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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음식 한류 전도사 홍승희 씨의 마지막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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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도 기자

승인 : 2017. 08. 04.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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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체된 중국 교민 사회 위해서라도 더욱 사업 매진
“중국에서 음식 한류를 전파하기 위해 내 중년을 다 바쳤습니다. 햇수로만 22년이네요. 이제 나이도 있고 한국으로 돌아가 편히 쉬고 싶은 생각도 있습니다. 준비도 했었죠. 그러나 최근 중국 내 교민 사회가 너무 위축된 것 같아 생각을 바꿨어요. 다들 돌아가면 중국 내 교민 사회는 붕괴되니 나라도 지키자는 심정이죠. 게다가 마지막 인생의 불꽃을 화끈하게 태우고 싶은 오기도 조금 더 중국에서 버텨보자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고 할 수 있어요”

베이징 차오양(朝陽)구 왕징(望京) 교민 사회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는 음식 한류 전도사인 요리사 홍승희 씨(65)는 노년을 앞둔 노련함이 물씬 풍기는 풍채답게 말도 거침이 없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대한(對韓) 보복으로 교민 사회가 대거 위축돼 완전히 죽을 쓰고 있는데도 전혀 주눅이 들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이 어려운 때에 한번 승부를 걸어보고 싶다는 승부사의 기질을 엿보이기까지 했다.

홍승희
베이징 차오양구 왕징 내 모 마트 자신의 점포에서 활짝 웃고 있는 홍승희 씨./베이징=홍순도 특파원.
홍 씨는 지난 세기 96년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에 자리를 잡기 전까지만 해도 한국에서 잘 나가던 오너 셰프로 유명했다. 경기도 모처에서 가정식 백반을 취급하는 고급 식당을 운영하면서 당시로는 상당한 부를 쌓기도 했다. 그러나 그녀는 “그때 내 나이 40대 중반이었다. 돈도 돈이지만 뭔가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었다. 한참 고민 끝에 당시 엘도라도로 불리던 중국을 떠올렸다. 마침 칭다오의 모 지인이 강력하게 권하기도 했다. 미련없이 점포를 정리한 후 간단한 짐만 싸들고 칭다오로 옮겼다”는 자신의 말처럼 어느날 칭다오에서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잘 나갔다. 칭다오 내의 크고 작은 한국 식당들의 식음료를 제공하는 사업이 성공하면서 노후를 대비할 수 있는 충분한 부도 다시 일궜다. 여유만 생겼다 하면 김치를 비롯한 한국 음식 시연회를 해달라는 주변의 중국 호텔이나 유명 식당들의 초청에 응한 것도 이런 여유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인생사가 그렇듯 홍 씨에게도 시련이 없을 수는 없었다. 10여 년 동안 좌절을 모른 채 거침없이 달린 칭다오에서의 성공에 너무 고무돼 그랬는지 말도 안 되는 사업들에 투자하다 실패를 거듭하면서 그동안 일궈놓은 경제적 여유가 순식간에 신기루처럼 사라진 것이다. 당연히 아차 했을 때는 이미 늦고 말았다. 홍 씨는 하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2007년 사업 무대를 베이징으로 옮기고 재기를 모색했다. 다행히 “칭다오에서는 완전히 정이 떨어졌다. 귀국을 하려는 생각을 하기도 했으나 한번 더 도전해보자는 생각도 없지 않았다. 그때 올림픽을 할 예정인 베이징에서 사업을 하면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그녀의 기대대로 당시 올림픽을 앞둔 베이징의 사업 환경은 나름 괜찮았다. 사업도 다시 안정을 찾아갔다. 다시 전국 각지의 호텔 등을 다니면서 한국 음식 시연회도 수없이 개최해 성공을 시켰다. 이 과정에서 안타깝게도 칭다오에서처럼 사기를 당하고 금전적 손해를 보는 일도 비일비재하기는 했다.

현재 홍 씨는 중국인 동업자들과 함께 교민들 및 중국인들을 상대로 한국 음식을 팬매하는 왕징 곳곳의 마트 내 점포를 여러 개 운영하고 있다. 노년을 보내는 데는 별로 어려움이 없다. 물론 칭다오 시절이나 베이징 이주 초창기 같은 땅 짚고 헤엄치기는 아니다. 게다가 사드 보복에 따른 교민 사회의 대거 축소로 사업이 점점 쪼그러들고 있다. 그럼에도 그녀는 모두에서 밝힌 자신의 말대로 당분간 귀국할 생각이 없다고 한다. 진짜 음식 한류 전도사로서의 마지막을 화끈하게 불태우고 싶은 생각이 대단한 듯해 보였다. 중국에서 20여년을 버틴 내공은 확실히 괜히 쌓인 것이 아닌 것 같다.
홍순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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