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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뒷담화]김여정 ‘파안대소’에 문 대통령은 ‘아빠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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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식 기자

승인 : 2018. 04. 29.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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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된 지난 27일 오후 6시 30분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 환영 만찬에서 김여정 북한 당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김정숙 여사와 대화를 나누며 활짝 웃고 있다. /제공=청와대 페이스북
지난 한주간(4월23일~28일) 청와대에서 있었던 주요 뉴스나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정리하는 코너입니다.

◇김여정의 ‘파안대소’에 문 대통령은 ‘아빠미소’…화기애애했던 판문점 만찬장

지난 27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됐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국무위원장은 이날 오전 9시 30분 판문점 군사정전위원회 본회의실(T2)과 소회의실(T3) 사이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악수와 인사를 나눴습니다. 첫 만남임에도 두 정상은 마치 오래 전부터 잘 알고 지냈던 사이처럼 매우 친근하게 대화를 나눠 TV 생중계를 통해 이를 지켜보던 모든 이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습니다.

무엇보다 이날 오후 두 정상이 배석자 없이 단둘이 ‘도보다리’를 걷는 친교 산책을 하며 40여분에 걸쳐 진지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는 점을 짐작하게 했습니다. 아니다 다를까 두 정상은 도보다리 산책 후 바로 전쟁없는 한반도와 완전한 비핵화 실현을 주요 골자로 하는 ‘판문점 선언’을 합의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또 문 대통령이 올해 가을 평양으로 방문키로 하는 등 남북정상회담 정례화의 길도 열었습니다.

결코 쉽지 않을 것만 같았던 한반도 평화에 뜻을 같이 했기 때문일까요? 판문점 선언 합의와 이에 대한 두 정상의 공동발표가 있은 후 마련된 환영만찬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고 합니다. 특히 이 자리에는 이날 정상회담 일정이 시작될 때까지 양측에서 참석 여부를 공식 확인을 해주지 않았던 남북 정상의 퍼스트 레이디 김정숙 여사와 리설주 여사가 함께 모습을 드러내 평화의 집 만찬장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습니다.

만찬 주최자 자격으로 먼저 환영사에 나선 문 대통령은 “이제 만났으니 헤어지지 맙시다”라는 시를 언급한 뒤 “북측에서는 건배를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위하여’라고 하겠다.남과 북이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그 날을 위하여”라고 건배사를 제안했습니다. 그러면서 “북측 속담에 ‘한 가마 먹은 사람이 한 울음 운다’고 했는데 우리는 찾아준 손님에게 따듯한 밥 한끼 대접해야 마음이 놓이는 민족”이라며 “귀한 손님들과 마음을 터놓는 대화를 나누고 귀중한 합의와 함께 맛있는 저녁을 하게 돼 기쁘다”고 환영의 뜻을 나타냈습니다.

김 위원장은 “분명 북과 남이 함께 모인 자리인데 누가 북측 사람인지 누가 남측 사람인지 도저히 분간할 수 없는 이 감동적인 모습들이야말로 진정 우리는 갈라놓을 수 없는 하나라는 사실을 다시금 재삼 인식하게 됐다”며 “가슴이 몹시 설레여 정말로 꿈만 같다”는 소감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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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 환영만찬에 참석한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김정은 북한 노동당 국무위원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사이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과 김 위원장 부인 리설주 여사가 무언가를 보며 놀란 표정을 짓고 있다. /제공=청와대 페이스북
이 같은 두 정상의 훈훈한 환영사와 답사로 시작된 환영만찬은 그야말로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습니다. 청와대는 29일 오후 이날 만찬장 분위기를 엿볼 수 있는 뒷이야기 사진(B컷) 몇 장을 청와대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했습니다. 이 사진들은 당시 만찬에 참석했던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촬영한 것이라고 합니다.

이 중 가장 인상깊은 것은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이 김정숙 여사와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담은 사진입니다. 지난 2월 평창 겨울올림픽 개회식 참석차 방남해 문 대통령과 김 여사를 만난 적이 있는 만큼 그 누구보다도 허물없이 다가와 대화를 나누며 활짝 웃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마치 오랜 만에 친정엄마를 만난 새댁 같은 모습이었습니다. 곁에서 두 사람을 지켜보는 문 대통령의 ‘아빠미소’도 보는 이들을 흐믓하게 합니다.

김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 여사도 “남편 일 잘되길 바라는 우리 마음도 한마음이라 기쁘다”며 이날 회담 결과에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에 대해 기뻐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특히 리 여사는 “저와 같이 성악을 전공해서 그런지 마음 속으로 가깝게 느껴진다”며 “우리 두 사람이 (남북한) 예술산업에 힘을 보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김 여사에게 친근감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잘 알려져 있듯이 김 여사는 경희대 성악과를 졸업한 후 서울시립합창단에서 활동한 바 있고, 리 여사 역시 은하수관현악단의 가수 출신입니다.

이날 환영만찬의 남측 참석자 중 한 명이었던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북측 인사들과 열심히 인사를 나누며 맹활약(?)했습니다. 특히 우 원내대표가 김 부부장에게 자신의 명함을 건네는 모습은, 이날 일산 킨텍스 메인프레스센터(MPC)에서 대형화면을 통해 이를 지켜보던 많은 기자들에게 커다란 웃음을 안겨주었습니다. 김 부부장이 갑작스레 명함을 건네받고 잠시 당황해 한듯한 모습을 보인 점도 그렇지만, 그가 명함 속 연락처로 전화를 걸어 연락할 일이 없어 보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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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국무위원장이 만찬장에 제공된 옥류관 평양 냉면으로 식사를 하고 있다. /제공=청와대 페이스북
이날 만찬장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향인 신안 가거도의 민어해삼 편수,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김해 봉하마을의 유기농 쌀밥,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소떼를 몰고 올라간 충남 서산목장의 한우를 이용해 만든 ‘숯불구이’, 윤이상 작곡가의 고향 남해 통영바다의 ‘문어로 만든 냉채’ 등 우리 민족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애쓰셨던 분들의 뜻을 담아 준비한 메뉴들이 테이블에 올랐습니다. 여기에 문 대통령의 고향음식인 ‘달고기 구이’와 김 위원장이 유년 시절을 보낸 스위스의 ‘뢰스티’를 우리식으로 재해석한 ‘스위스식 감자전’도 이날 선보였습니다.

하지만 가장 관심을 끌었던 메뉴는 북측이 준비한 평양 옥류관 냉면이었습니다. 평양 옥류관 냉면은 이날 만찬에서 최고 인기였다고 합니다. 이 자리에 참석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옥류관 냉면 맛에 감탄하며 곧바로 ‘엄지척’했다고 하네요. 이 모습은 청와대 페이스북에 올라온 B컷 사진으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있습니다. 만찬장 참석자들이 이날 오전 점심시간에 서울의 평양냉면집마다 인산인해를 이뤘다는 남측의 뉴스를 전해듣고 다들 박장대소를 했다는 것입니다. 이 뉴스를 만찬장에 전한 청와대 관계자는 “(만찬 참석자들) 모두 ‘아마도 남북 정상이 만나는 장면에 대한 감격들을 일반 시민들도 기뻐하기 위해서 냉면집으로 몰려간 것 아닐까’라고 말했다”며 현장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이날 만찬장 메뉴는 이번 남북정상회담 주최 측인 남쪽에서 준비했습니다. 하지만 평양냉면만큼은 원조인 북측에서 준비했습니다. 청와대 측은 문 대통령이 “이번 정상회담 만찬 음식으로 옥류관 평양냉면이 좋겠다”고 북측에 제안했고, 북측이 이를 흔쾌히 받아들였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이 평양 냉면을 먹고 싶어한다는 이야기를 전해듣고 직접 옥류관 수석요리사를 판문점으로 파견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냉면 하나에도 ‘하나’ 되기를 원하는 모든 이들의 마음이 담겨있었던 셈입니다.
주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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