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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순관 자치분권위원장 “자치분권 최종 지향점은 주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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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식 기자

승인 : 2018. 09. 28.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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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관 대통령직속 자치분권위원장 인터뷰
정순관 대통령직속 자치분권위원장. /송의주 기자songuijoo@
대담 : 김종원 정치부장/ 정리 : 주성식 기자 = “다양한 주체들이 자기 역량을 갖고 문제에 대응하는 ‘포용의 공간’을 만들어 주는 것이 지방자치의 시대적 과제라고 생각한다.”

대통령 직속 자치분권위원회 정순관 위원장은 3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진 아시아투데이와의 특별 인터뷰에서 이 같이 밝혔다.

6·13 지방선거를 통해 구성된 민선 7기 지방정부가 지난 2일 새롭게 출범했다. 지방선거가 1991년 부활한 후 성년을 훌쩍 넘겼지만, 이번 6·13선거에 확인된 민심은 지방자치 확대 등 큰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지방분권을 표방했던 대통령 개헌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좌초하는 등 진정한 의미의 지방자치 실현을 위해 가야 할 길은 아직 멀기만 하다.

정 위원장은 “우리나라는 지난 수십 년간의 압축성장을 통해 세계 10위권의 경제력을 확보했지만, 획일성이 갖는 한계를 보이고 있고 중앙과 지방의 불균형이 커지면서 정치·제도·사회적 소외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정 위원장은 “이제는 새로운 시대에 맞는 국정운영체제가 필요한 때”라며 “자치분권과 지역간 균형발전이 그 핵심 대안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 위원장은 “이 두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정책대안들을 설계하고 실현하는 것만이 대한민국이 제2의 도약을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정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문재인정부가 강조하는 ‘자치분권’의 핵심 내용은 무엇이고, 과거 정부와는 어떤 차이가 있나.
“문재인정부가 자치분권을 중요하게 다루는 이유는 그동안의 중앙집권적 국정운영 방식이 가지는 한계에 대한 성찰에 기반을 두고 있어서다. 지방의 다양성과 역동성을 국정관리 체제에 담아낼 때 제2의 도약이 가능하다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다시 말해 자치분권이라는 ‘포용의 공간’이 마련되면 지방은 스스로 그 공간에서 최적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게 되고, 중앙정부는 균형적 사고로 이를 지원해주는 역할을 정립해 나가는 것이다. 결국 이것이 민주주의에 대한 믿음이라 생각하고 있다.
그동안 과거 정부가 지방자치 발전을 위해 중앙과 지방간 권한이양에 초점을 맞췄다면, 문재인정부는 지난 3월 공포된 ‘지방자치분권 및 지방행정체제에 관한 특별법(지방분권법)’에 명시한 것처럼 주민참여 보장, 읍·면·동 자치기반 마련, 지역별협의회 설치 등 분권의 지향점이 주민에게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자치분권 로드맵 추진상황이 궁금하다.
“자치분권위원회는 문재인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자치분권과 관련된 정책구상과 제도설계를 총괄 조정하는 대통령 자문기구다. 특별법에 따라 자치분권 과제들을 종합적으로 포괄하는 ‘자치분권 종합계획(로드맵)’ 마련을 위해 태스크포스(TF)와 전문위원회, 분과위원회, 본회의에서도 활발히 논의를 하고 있다. 로드맵에는 중앙권한의 지방이양과 사무구분체계 및 특별행정기관 정비, 지방재정 확충과 건전성 강화, 지방의회 활성화와 지방선거제도 개선, 주민참여 확대, 자치행정 역량 강화, 국가·지자체 협력체제 정립 과제 등에 대한 추진방안이 담기게 된다. 조속히 최종안을 마련해 이르면 8월말 늦어도 9월초에 문 대통령에게 보고할 예정이다. 그리고 대통령 보고 후 최종안이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되면 정부 정책으로 확정된다.”

-자치경찰제 실시에 관한 내용도 이번 검경수사권 조정안과 함께 발표했는데 구체적인 로드맵은 어느 정도 세워놓았나.
“크게 보면 자치분권 로드맵에 자치경찰제도 들어가야 된다. 자치경찰제 도입은 중앙집중적인 경찰권에 대한 민주적 제도설계의 시작이라는 의미가 있다. 자치경찰 추진이 검경수사권 조정과 전혀 관련이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양자가 필연적으로 결합돼 있다고 볼 수도 없다. 정부는 국정과제로서 ‘광역단위 자치경찰제 전국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데 구체적인 수준이나 방법 등을 전문가로 구성된 ‘자치경찰제 특별위원회’에서 집중 논의 중이다. 그러나 워낙 첨예한 일들이 많아 쉽게 어떤 내용을 (정리해) 내기가 간단한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자치분권 로드맵을 발표할 때는 자치경찰제 내용도 담길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

-국가경찰과의 업무 중복, 공조 미비에 따른 수사 공백 가능성 등 자치경찰제 도입에 따른 우려도 있다.
“일단 자치경찰제 도입의 대원칙은 국가경찰에 집중된 경찰권을 어떻게 민주적으로 제도화할 것이냐 하는 점이다. 그리고 경찰권의 지역세력화, 치안수준 약화, 지난친 정부재정 투입, 지역간 치안력 불균형 등의 부작용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도 고려돼야 한다. 이러한 부작용에 대한 우려 때문에 자치경찰제를 도입하지 말자는 반대 의견도 있는데 이는 잘못된 견해다. 기본적으로 자치경찰 개념이 국가경찰이라고 하는 거대권력이 민주적으로 제도화해야 한다는 시각에서 출발한 것이고, 그래서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세운 것이다. 우리가 자치경찰 로드맵을 논의한다는 것은 이런 부작용을 최소화하게끔 설계하겠다는 얘기다.”

-자치경찰제를 하면 자치분권에 획기적인 기여를 하게 되는 건가. 국민들에게 자치경찰제가 개념상 와 닿지 않을 수도 있다.
“아마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불신이 깔려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가령 세종특별자치시가 만들어진 후 ‘왜 행정수도를 세종으로 옮겼냐’ 이런 얘기가 많이 들려온다. 서울 사람들 입장에서는 불편할 수도 있다. 그러나 서울보다 세종에 가는 게 더 가깝고 시간이 절약되기 때문에 좋다는 얘기도 많다. 자기가 사는 지역에 따른 관점의 차이다. 불편함을 호소하는 것은 수도권에 사는 사람들 중심으로 과잉 표출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자치경찰제에 대해 중앙에서 여러 우려가 자꾸 나오는데 ‘모든 제도가 완벽하게 사회문제를 해결한다’고 보지는 않는다. ‘산넘어 파랑새를 찾는 것’은 없다는 얘기다. ‘대한민국 사회가 처해 있는 여러가지 과제 중 최우선 과제는 뭐냐’ 하는 선택에 관한 문제다. 거대 경찰권을 어떻게 민주적인 통제 하에 놓을 것이냐, 자치경찰제를 한다고 정말 잘될 것이냐 우려를 하는데 결과는 저도 모른다. 민주주의라는 게 그런 거다. 잘 되게끔 만들어가야 한다. 어떤 제도를 도입할 때마다 자꾸 안된다고만 하면 과연 성공하겠나.”

-자치경찰제를 도입하는 근본 이유는 뭐라고 보나.
“방금 언급한 대로 거대국가경찰에 대한 민주적인 통제 장치를 마련해야 된다는 것이다. 그 다음이 갈수록 비정형화돼 가고 있는 범죄에 대한 대응이다. 국가경찰제도 하에서 획일화된 시각으로는 비정형화돼 가고 있는 범죄를 쫓아가지 못한다. 그러나 자치경찰제가 도입돼 경찰권이 지역에 밀착되면 충분히 대응할 수 있게 된다.

-자치분권의 또다른 핵심과제는 ‘지방재정 확충과 건전성 강화’다. 민선 7기 지방자치 시대를 맞은 지금 이를 위한 구상과 정책 목표가 있다면.
“문 대통령이 말씀한 연방제 수준의 자치분권 구현을 위해 ‘강력한 재정분권 추진’을 국정과제에 포함시켰다. 지방의 자체 재원을 확충해줌으로써 재정 자율성과 책임성을 강화하자는 게 핵심이다. 국세 일부를 지방으로 이양해 재원의 자체수급 능력을 높여주고, 지방재정에 부담이 되고 있는 국고보조금 사업 등을 정비해 지방이 자기책임 하에 원하는 사업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자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현재 7:3 수준인 국세 대 지방세 비율을 장기적으로 6:4 수준으로 개선하는 것을 기본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지방재정 확충을 위해 필요한 소요재원과 관련해 국가와 지방간 입장이 상반될 수도 있는 만큼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인천의 경우 최악의 재정위기 상황에서 벗어나고 있지만 최근 막대한 재정투입이 불가피한 신공항 문제를 재거론하고 있는 부산 같은 곳도 있다. 이렇듯 상황이 다른 17개 광역단체의 재정분권을 균등하게 추진할 수 있나.
“고민스런 부분이다. 자치분권의 가치와 균형발전의 가치는 같이 가야 한다. 어느 하나를 위해 어느 하나를 훼손해서는 절대 안된다. 자치분권을 추진키로 하고 제도를 설계했는데 그 결과 잘사는 지역과 못사는 지역간 불균형이 일어나서는 안된다는 얘기다. 이것은 ‘균형재정’이라는 시각에서 보완해야 한다. 지금 ‘지방재정조정제도’라는 게 이미 있는데 제 역할을 못하면 현행 ‘지역상생발전기금’을 대폭 확대하는 등 여러 아이디어를 내 균형장치를 마련해 나갈 예정이다.
지방교부세도 있다. 이것이 지방재정 균형장치로서 얼마나 공헌하고 있는지, 아니면 정권에 따라 제멋대로 운영되고 있는지 등을 점검해 고칠 점은 고쳐나갈 수 있도록 재정분권 TF에서 지금 치열하게 논쟁하고 합의점을 찾아가고 있는 중이다.”

-교육(교육감 선거)과 경찰(자치경찰), 재정(재정분권)뿐만 아니라 인사조직 문제도 이슈가 될 것 같다.
“‘인사조직도 지방에 자율권을 주자’라는 취지 하에 위원회에서 로드맵을 상정해두고 있다. 인구가 100만명이 넘는 광역시급 지차체를 2만5000여명 수준에 불과한 소규모 기초단체와 동일하게 취급할 수는 없지 않잖냐는 것이다. 그래서 시의적절한 아이디어를 내서 특례를 인정하는 등 각 지방 상황에 맞춰나가자는 게 로드맵에 다 상정돼 있다. 전체적인 로드맵이 확정되면 이를 실행하는 구체계획들이 마련되고 팀도 구성돼 추진할 것이다.

-중앙정부의 논리와 틀이 있는데 지방정부가 의욕을 갖고 추진하는 개별 정책이 충돌할 수도 있다.
“인력과 조직관리는 결국 행정안전부 소관이다. 그게 다 재정과 연결돼 있다. 모든 자치단체가 인력관리를 마음대로 하도록 하려면 재정을 엄청나게 통제하는 장치가 같이 마련돼야 한다. 우리가 (벤치마킹을 위해) 일본에 출장갔을 때 확인했던 게 지방자치가 활성화되면서 지자체 공무원들의 봉급이 올라갔다는 것이다.
지금 일본에서 우리가 출장 갔을 때 확인했던 것이 지방자치가 활성화되면서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의 봉급이 올라간다는 거다. 이것을 일본 중앙정부가 이미 인지를 하고 라파엘식 공식을 이용해서 중앙정부 공무원 봉급을 100으로 놓고 지방정부 전체가 110 이상으로 올라가면 중앙재정을 과감히 축소하겠다. 이런식으로 (제도가) 잘못가면 사회가 응답하게 돼 있다. 일단 가봐야지 좋은 것은.

-정실인사 등 지자체장이 인사를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인사가 왜곡되고 민주적인 민의가 전달되는 채널이 부패해서 그렇지 정실인사를 의미하는 ‘스포일 시스템(spoils system, 엽관제)’ 자체는 원래 학문적으로는 민주적인 아이디어다. 선거에서 이긴 쪽이 행정부를 전리품으로 가져가는 것이다. 다만 스포일 시스템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부패’가 끼어들면서 조직 불안정이 발생하니까 ‘메리트 시스템(merit system, 능력제)’이 나온 것이다. 이렇게 실적주의가 도입되니까 관료적 권위주의가 양산됐다. 관료주의로 자기들 마음대로 하니까 그에 대한 반작용이 일어나 자치단체장은 임명제 대신 선거로 뽑자는 얘기가 나온 거다. 사회는 항상 이렇게 잘못된 점이 나오면 개선하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이다.”

-‘중앙권한의 획기적 지방이양’을 위해 지방이양일괄법 제정을 추진한다고 들었다.
“지자체가 가진 다양성과 역동성을 잘살릴 수 있도록 자율성과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까지 질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줘야 한다. 중앙권한의 지속적 지방이양이 필요한 것은 이 때문이다. 위원회는 그동안 소관부처의 미온적 태도로 이양이 제대로 안된 사무들을 중심으로 ‘지방이야일괄법’ 제정을 추진해왔다. 지난 5월 이 법을 국회 운영위원회에 회부하는데 여야가 합의함에 따라 조만간 입법화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물론 입법화 외에 지방이양 사무를 지속적으로 발굴하는 것도 위원회가 할 일이다. 이를 위해 사무발굴과 이양심의를 담당하는 ‘권한이양 전문위원회’가 지난 5월 구성돼 운영 중이다. 이를 중심으로 지역주민들에게 파급효과가 큰 기능 위주로 이양사무를 발굴하고 포괄적으로 이양해 나갈 계획이다.”

-지방이양일괄법 제정은 지방분권 개헌이 무산됐기 때문에 하위법령으로서 추진하려는 건가.
“그런 의미도 없지는 않다. 원래 하려고 했던 것이지만, (이를 뒷받침해줄) 지방분권 개헌이 무산됐으니까 문 대통령이 강조한대로 (하위)법령을 제정하거나 개정해 할 수 있는 것부터 우선 하자는 의미다. 부디 국회에서 잘 논의를 해서 지방분권 개헌이 재추진되기를 학수고대하겠다.”

-7월에 민선 7기 지방자치가 시작됐다. 민선 7기의 시대적 과제는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이번 6·13 지방선거에서 국민들은 주인의식을 갖고 스스로의 삶을 바꿔가야 한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새 출발을 한 민선 7기는 문재인정부의 국정기조인 자치분권 실현을 위한 소중한 기회를 맞았다고 본다. 지역의 다양성과 역동성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자치분권의 최종 지향점은 ‘주민’이라는 것이다. 자치분권을 실현하는 주인은 결국 국민이고 주민이다. 주민 중심의 자치분권 실현이라는 역사적 책무를 추진해 나가기 위해 위원회도 중앙권한의 지방이양과 풀뿌리 민주주의 실현 등을 위해 적극 노력할 것이다. 중앙정부와 국회가 이를 위해 적극적인 협력과 협조를 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
주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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