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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지난 17일 호주 브리즈번의 선코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호주와의 평가전에서 1-1로 비겼다. 기성용을 비롯해, 손흥민(토트넘), 정우영(알 사드), 황희찬(함부르크) 등 주축들이 대거 빠진 상황에서 경기를 치른 한국은 주도권 싸움에서 경기 내내 호주에게 밀렸다.
벤투 감독은 체력 비축과 소속팀 주전 경쟁을 위해 대표팀에 소집하지 않았다. 기성용과 그동안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춘 정우영까지 부상으로 낙마해 한국의 중원은 변화가 불가피했다.
이날 경기에서 한국은 기성용의 공백을 절감해야 했다. 빌드업과 경기 장악 능력에서 문제를 드러냈다. 호주는 전반 초반부터 강한 압박을 걸었다. 호주의 강한 압박에 한국의 중원을 앞으로 전진하지 못했다. 빌드업에 어려움을 겪자 점유율에서도 밀렸다. 경기 전반 20분께는 점유율을 호주에게 70%까지 내줬다.
경험이 풍부한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과 아시안게임 스타 황인범(대전)이 선발로 나와 부지런히 움직이며 공수에 기여했지만 기성용, 정우영 조합이 보여줬던 중원 장악 능력에는 미치는 못했다. 특히 수비는 많은 문제를 노출했다. 중원에서 수차례 상대 미드필더들을 놓치면서 한국 수비는 경기 시작부터 호주에게 여러 차례 슈팅을 내주는 등 고전했다.
기성용은 그동안 벤투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4경기 모두 선발 출전해 한국의 중원을 책임졌다. 기성용은 상대의 압박을 풀어낸 뒤 짧고 긴 패스로 경기를 조율했고 과감한 태클과 순간적인 전진 드리블로 공수에 힘을 보탰다.
그는 칠레전 상대의 엄청난 압박 속에서도 중원에서 존재감을 발휘하며 경기 MOM에 선정되는 등 강호와의 평가전에서 벤투호의 패배를 막아냈다.
기성용의 부재는 한국 대표팀에 제2의 중원사령관을 발굴해야 하는 숙제를 남겼다. 기성용의 대체자로 출전한 황인범은 짧은 패스를 선보이며 볼터치(73회)와 패스 횟수(58회)에서는 좋은 기록을 남겼지만, 전진패스를 만들어내지 못하면서 상대의 압박에 밀렸다. 황인범이 가능성을 보이긴 했지만 기성용을 대체하기에는 아직까지 무리가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