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이 5개월 째를 향해 달려가는 홍콩의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 반대 시위인 이른바 반송중(反送中)) 시위 사태에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오늘의 홍콩이 내일의 대만이 될 수 있다는 말까지 나오는 것을 보면 진짜 그렇다고 해도 좋지 않나 싶다. 이에 따라 중국이 주창하는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에 대한 긍정적인 입장도 크게 위축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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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말 홍콩인들의 반송중 시위를 지지하는 모임을 연 대만 시민들. 이들의 일국양제에 대한 호감도도 극도로 약화되고 있다./제공=대만 롄허바오(聯合報).
베이징 외교 소식통의 3일 전언에 따르면 대만은 홍콩 사태가 터지기 전까지만 해도 일국양제에 대한 생각이 부정적이지만은 않았다. 대륙과의 통일을 당 강령으로 하는 국민당 우파 일부에서는 일국양제에 대한 적극적 지지 주장까지 하고는 했을 정도였다. 하지만 일국양제가 적용된 홍콩에서 근본적으로는 반중 색깔이 농후한 반송중 시위가 격화되자 분위기가 급속도로 변하기 시작했다. 일국양제가 기본적으로 말장난에 불과할 뿐 아니라 자신들 역시 홍콩처럼 될 수 있다는 시각이 비등해지기 시작한 것이다. 더불어 대만 독립의 분위기가 그 어느 때보다 고조되고 있다. 이와 관련, 베이징에서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하는 대만인 렁(冷) 모씨는 “일국양제는 용어 자체의 뉘앙스만 보면 그럴 듯하다. 하지만 홍콩의 상황을 보면 얘기는 달라진다. 완전히 중국에 종속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대만인들은 이제 일국양제의 민낯을 확실히 봤다고 해도 좋다. 대만 독립의 목소리가 더욱 힘을 얻고 있다”면서 현지의 분위기를 전했다.
일국양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1월 11일 실시될 총통 선거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말하면 대만 독립을 주창하는 집권 여당 민주진보당(민진당)의 후보인 차이잉원(蔡英文) 현 총통에게 압도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분위기가 바뀌지 않는 한 차이 총통의 재선은 필연적이라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반면 일국양제에 긍정적인 국민당 후보 한궈위(韓國瑜) 가오슝(高雄) 시장은 다급해졌다고 해야 할 것 같다. 애꿎게 유탄을 맞은 탓에 반전 전기를 마련하지 못할 경우 참패가 불가피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한때 차이 총통과 엎치락뒤치락하던 지지율 역시 곤두박질치는 것으로도 알려지고 있다. 선거 운동 기간에 일국양제의 구호를 자제하면서 친중적인 색깔을 가능한 한 드러내지 않아야 그나마 차이 총통을 힘겹게 추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것은 결코 괜한 게 아니라고 해야 한다.
현재 홍콩 시위 사태는 앞이 보이지 않고 있다. 자칫 잘못하면 시위가 연말까지 이어지지 말라는 법이 없다. 이 경우 중국과 일국양제에 대한 대만의 거부반응은 더욱 심해질 수밖에 없다. 동시에 선거 판세도 민진당과 차이 총통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해질 것으로 보인다. 어떻게든 홍콩 사태를 해결해야 하는 중국의 고민이 깊어지는 것은 당연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