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총수 네번째 사과… 이 부회장 메르스 사태 후 2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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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은 이날 오후 3시 삼성전자 서초동 사옥에서 곤색 양복에 넥타이 차림으로 등장해 10분여간 준비된 입장문을 읽는 방식으로 대국민사과를 했다.
이 부회장은 “국민의 사랑과 관심으로 오늘날 글로벌 일류기업 삼성이 있었지만 그 과정에서 (국민들께) 실망을 안겨드리고 심려를 끼쳐 드렸다”며 “이는 법과 윤리를 엄격하게 준수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반성했다.
그는 이어 “기술과 제품은 일류라는 찬사에도 불구하고 따가운 시선을 받는 이유는 저희의 부족함과 저의 잘못에 있다”면서 “모든 문제는 경영권 승계로 인해 발생했고, 승계 문제가 더 이상 논란이 되지 않도록 제 아이들에게 회사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 부회장은 “삼성의 노사 문화는 시대의 변화에 부응하지 못했다”며 “삼성의 노조 문제로 인해 상처를 입은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더 이상 삼성에서 무노조 경영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며 관련 법률과 노동3권을 확실히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이 부회장의 대국민사과는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의 권고에 따른 것이다. 준법감시위는 지난 3월 11일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의혹과 관련해 총수인 이 부회장이 반성·사과하라고 권고했으며 그가 직접 삼성의 ‘무노조 경영’ 포기를 표명하라고 주문했다.
이 부회장은 박근혜정권 국정농단 사건에서 경영권 승계 작업을 위해 뇌물을 제공했다는 혐의로 현재 서울고등법원에서 파기환송심 재판을 받고 있다.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이 부회장의 반성과 삼성의 전향적인 태도를 보겠다는 뜻을 내비추면서 준법감시위의 권고를 따른 이날 사과가 재판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쏠린다.
다만 이 부회장도 이를 의식한 듯 “저와 관련한 재판이 끝나더라도 삼성준법감시위원회는 독립적인 위치에서 계속 활동할 것”이라며 “그 활동이 중단없이 이루어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집행유예를 받기 위해 대국민사과를 꼼수로 썼다는 비판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