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히 이날 MRT 연장선 개통식에 참석한 와치랄롱꼰 국왕의 사진이 논란이 됐다. 국왕 내외가 지하철 좌석에 앉아 있고 그 주변 관료와 기자들이 지하철 바닥에 무릎을 꿇고 있는 모습에 “21세기에 좌석을 놔두고 지하철 바닥에 무릎을 꿇을 것이라면 좌석은 왜 만들었나. 저것이 불합리한 현재 태국 군주제의 모습”이란 비판이 쇄도한 것이다.
국왕을 비롯한 왕실과 군주제를 신성히 여겨 최장 15년형에 처할 수 있는 왕실 모독죄가 존재하는 태국에서 군주제 개혁 요구에 이어 이같은 비판이 나오는 것은 초유의 사태다.
시위대는 △400억 달러(약 45조8천억원)로 추산되는 왕실 자산에 대한 공공 감독 강화 △왕실 모독죄 폐지 △국왕의 쿠데타 지지 및 정치 개입 금지 등의 ‘개혁’을 요구하며 “이것은 군주제와 왕실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입헌군주제를 이루기 위한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15일 방콕포스트 등 현지 매체와 언론에 따르면 전날 오후 수 천명의 반정부시위대는 방콕 민주주의 기념탑에서 군주제 개혁·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 퇴진·군부 제정 헌법 개정 등을 요구하며 집회를 열었다.
또 교육 개혁 실패와 학생들의 정치 참여를 저지한 나타폰 띱수완 교육부 장관과 쁘라윳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는 학생들의 시위도 열렸다. 고등학생 단체인 ‘나쁜 학생들’과 여성단체 ‘자유 여성’ 회원 등이 반정부 시위에 합류했다.
이 날 오후 5시에는 마하 와치랄롱꼰(라마10세) 국왕과 수티다 왕비가 참석하는 MRT 연장선 개통식이 예정돼 있었다. 국왕이 방문한 MRT 사남차이역 등 국왕의 동선을 따라 왕실 지지자들이 나와 경의를 표했다. 국왕은 이날 지지자들에게 “서로 사랑하고, 서로 좋은 생각을 하라”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정부 시위대는 행사 참석을 위한 국왕의 차량 행렬이 주변을 지나자 행렬에 등을 돌린 채 저항의 상징인 ‘세 손가락 경례’를 했다. 이어 기념탑에 개혁을 요구하는 시위대의 글을 적은 거대한 천을 둘렀다. 이 과정에서 경찰과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으나 큰 충돌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젊은 세대가 다수 참여한 반정부집회에는 학생·성소수자·여성 단체 등도 함께 참가했고 행진 도중 블랙핑크 노래를 비롯한 케이팝(K-POP)이 울려퍼지는 등 축제와 같은 모습도 포착됐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