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과 삶 가치 높이는 예술이야말로 평생 교육 이뤄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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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일의 디자인 특성화 대학인 계원예술대학교 송수근 총장은 “창조와 관련된 영역은 여전히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1993년 경기도 의왕시 모락산 자락에 둥지를 튼 계원예대는 예술 인재, 특히 미술 분야 디자인 인재를 키워내는 대학이다. 매년 해마다 1000여 명의 디자인 전문가가 이 학교에서 배출되고 있다. 현재 2만여 명의 졸업생이 디자인 산업과 관련된 다양한 분야에서 창의적 인재로 활약 중이다.
송 총장은 “예술이 산업과 만나면 큰 힘을 갖게 된다”며 “예술가의 창의성과 감각이 산업과 접목되면 놀라울 만큼 그 가치를 높인다는 점에서 예술이 중요하다”고 했다.
계원예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예술대학들이 위기를 맞은 가운데에도 지난달 말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실시한 국내 전문대학 브랜드평판 분석에서 31위를 차지했다. 2019년 87위, 2020년 67위에서 올해 31위로 급상승한 것이다.
또한 대학의 신입생 미달 사태가 속출하는 가운데 올해 신입생 충원율도 100%를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전년 대비 2020학년도에 유치한 재정지원사업비는 무려 22억 원이 증가했다.
계원예대의 이 같은 급속한 발전 뒤에는 송 총장의 남다른 노고가 있었다. 2019년 취임 이래 정부의 관련 사업에 적극 지원하고, 기업·해외 대학 등과 각종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는 등 외치(外治)에 주력한 결과다.
송 총장은 “대학이 그동안 쌓아온 역량에 비해 대외적으로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한 상황이었다”며 “학생들의 작품도 놀라울 만큼 훌륭하고 수준이 높은데 외부에 많이 알려지지 않아 이를 제대로 알리는 작업에 힘을 쏟았다”고 전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위기도 있었다. 예대는 실습과 지도가 필수인데 비대면 수업을 병행해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비대면으로 인해 수업의 질이 떨어졌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오히려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아졌다.
송 총장은 “비대면은 부실 수업이라는 등식은 맞지 않는다”며 “실습수업의 경우에도 영상으로 잘 찍으면 보다 많은 학생들이 필요할 때마다 다시 볼 수 있고 아카이브 기능도 있다. 또한 코로나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교수들이 온라인 수업에 준비를 많이 하게 돼 오히려 평소보다 더욱 압축되고 알찬 내용을 전달하는 등 이점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계원예대는 국내 예술대학 가운데 최고 수준의 예술디자인 장서를 보유하고 있다. 예술디자인 서적만 6만여 권으로 웬만한 예대의 두 배 정도 수준이다. 또한 특화된 스튜디오(실습실) 교육과 첨단 장비 구축으로 유명하다. 각종 산학협력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의 역량을 높이고, 예술·디자인 분야 대학으로는 최초로 대학일자리센터를 공식 개소해 취업을 적극 돕고 있다.
그는 이러한 계원예대를 디자인 분야 최고의 대학으로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줄리아드 음대, 뉴욕 명문 요리학교 ‘CIA’, 예술대학 ‘파슨스’ 등은 각각 그 분야에서 최고로 꼽힌다. 계원예대도 그러한 학교로 키우고 싶다”며 “디자인으로 더욱 편리하고 멋진 세상을 여는 데 계원이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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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묘 수업을 듣는데 옆자리에 앉은 어느 은퇴한 기업인이 더 멋있는 그림을 그리기 위해 다시 대학에 입학하려 한다는 얘길 들었습니다. 이처럼 예술 교육은 어느 연령대의 전유물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학이 계층이나 연령을 떠나 보다 많은 이들이 예술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앞장선다면 세상이 더 아름다워지고 분명 훨씬 나은 세상이 될 거라고 봅니다.”
◇그는…
고려대 영어영문학과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법학 석사, 미국 인디애나 대학에서 법학 석사, 경희대 대학원에서 행정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8년 행정고시 31회를 통해 공직에 입문, 2017년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을 끝으로 퇴임할 때까지 30여 년간 공무원으로 봉직한 문화·예술 산업 분야 전문가다. 건국대 예술디자인대학원 초빙교수, 용인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한중문화예술포럼 회장 등을 역임했다. 2019년 8월 계원예대 제9대 총장으로 취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