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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탐사] 연애도 앱으로…코로나시대 MZ세대의 사랑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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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유진 기자

승인 : 2021. 04. 18. 17:10

주선자 없이 소개팅앱 만남 대세
상대 정보 바탕으로 이상형 선택
메시지만 주고 받다 결혼하기도
가입자 제한에 계급화 조장 우려
mz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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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하고 예쁜여자’가 이상형이라는 모태솔로 A씨(32)는 솔로탈출을 목표로 삼고 지난해 말 소개팅 애플리케이션(앱)에 가입했다. 친구 B씨가 소개팅 앱을 통해 만난 사람과 연애 1년도 안 돼 결혼에 성공한 것을 보고 적잖은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B씨는 “연애할 의지만 있으면 많은 시간을 들이지 않고도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볼 수 있다”며 “주선자와의 관계는 상관없이 자신의 이상형에 맞는지만 볼 수 있고, 자신감을 얻기에도 좋으니 연애 연습에는 소개팅 앱이 최고”라고 추천했다.

솔깃해진 A씨가 찾아본 소개팅 앱만 20개가 넘었고 앱들 사이에도 사용방법이 다양했다. 이상형 월드컵처럼 소개팅을 매칭해주는 형식, 3대3 미팅을 신청하면 ‘사랑의 짝대기’로 매칭 하는 형식, 얼평(얼굴평가)을 하면 무료하트 100개(현금 2만원 상당)를 받는 형식, 가입할 때 직업과 연봉 직책 등을 기재하고 인증한 후 같은 등급을 소개시켜주는 형식 등 다양한 앱이 있었다.

A씨는 “사진으로 보니 제 스타일인 여성분이 저한테 별 5개를 남기고 ‘좋아요’를 신청했다. 신나서 일주일 정도 카톡을 하다가 연인처럼 돼버렸다”며 “혼자 결혼까지 생각할 정도로 설렜는데 실제로 만나보니 해리포터에 해그리드처럼 생긴 분이 나오셔서 집에 가서 베개 부여잡고 울 뻔했다”고 회상했다.
A씨는 “올 초까지 소개팅 앱으로 7명의 여성을 만나봤는데 다 실패했다”며 “과한 사진 보정을 한 셀기꾼(셀카 사기꾼), 우울증을 앓고 계신 여성분, 두살 연상이라고 했는데 마스크 벗으니 엄마랑 동갑으로 보였던 마기꾼(마스크 사기꾼), 심지어 솔로라고 속인 유부녀까지 나오셨다”고 토로했다.

A씨는 “인연을 만나지 못했지만 여러 사람을 만나면서 내가 추구하는 이성교제와 이상형이 뭔지 깨닫게 됐다”며 “봄비 내리는 날 여친과 벚꽃 구경하는 게 소원인데 내년엔 기필코 연애에 성공해 사랑꽃비를 맞고 싶다”고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코로나연애
이성을 소개 받고 만나는 과정이 스마트폰을 통해 이뤄지는 ‘랜선 연애’를 하는 MZ세대가 늘고 있다. MZ세대에게 소개팅 앱이 인기를 끈 배경에는 스마트폰의 보편화와 주변 사람을 거치는 복잡한 절차 없이 다양한 이성과 만날 수 있다는 효율성이 크게 작용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언제 어디서든 상대방의 반응과 관련 정보를 즉각 확인할 수 있다는 점도 MZ세대의 호응을 얻고 있다.

곽금주 서울대 교수(심리학)는 18일 “중간에 주선자 없이, 시간과 공간 등 물리적인 제약을 받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이성을 찾기 용이하기 때문에 MZ세대들이 활발하게 소개팅 앱을 사용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동귀 연세대 교수(심리학)는 “취업 준비와 자기계발로 바쁜 현대인들이 사람을 만나는 것은 시간과 돈을 쓰는 일이라 어려울 수 있다”며 “디지털 친화적인 MZ세대에게는 앱을 통해 이상형을 취사선택할 수 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대면 만남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는 용이한 방식”이라고 진단했다.

일부 소개팅 앱이 학벌, 거주지, 경제력 등에 따라 가입자에 제한을 두면서 계급화를 조장하고 위화감을 준다는 비판도 나온다. 김지호 경북대 교수(심리학)는 “마치 검색어 필터링을 하듯이 끼리끼리 문화가 형성되면서 ‘이 정도 수준은 이 정도 외모에, 이 정도 스펙은 이 정도 수입의 사람을 만나야 한다’는 인식이 공고화된다”며 “인간관계도 필터링 되는 현실이 여실히 드러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소개팅 앱 업계가 개인정보 보호 노력과 불건전 이용자 차단 등 자정작용을 수반해야 MZ세대가 추구하는 효율성 있는 건전한 이성교제의 장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관련 업체들이 난립하면 신뢰성이 떨어질 수 있고, 선정적인 방향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있다”며 “개인정보 유출 등에 대해서는 업계가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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