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충전 등 다양한 수요 급증
전략적 유연성 앞세워 신모델 발굴
창립 이래 최초의 관료출신 수장
취임 1년 반만에 '흑자전환' 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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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7년 현대중공업 중전기사업본부로 시작한 현대일렉트릭은 전기를 만들어내고 송전, 배전하는 전력공급 전과정의 기술과 제품을 개발·생산하는 회사다. 2년째 영업손실을 벗지 못하던 2019년 말 취임한 조 사장은 철저히 수익성 위주 프로젝트를 따냈고 하루가 멀다 하고 임직원들과 경영혁신을 위한 소통에 나섰다. 불필요한 비용을 줄였고 효율은 끌어올린 게 조 사장이 말하는 흑자 전환의 배경이다.
이제 전력산업 패러다임은 기존 대형발전소 위주 중앙집중형에서 태양광·풍력 등 소용량 분산전원으로 급격한 전환을 시작했고, 전기차 충전 등 다양한 스마트 전력기기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흐름에 맞춰 역동적이고 유연하게 조직을 이끌고 경쟁사보다 한발 더 먼저 변화하는 게 조 사장의 제1 과제다.
지난달 30일 경기도 분당에 위치한 현대일렉트릭 본사 사장실에서 조 사장을 직접 만나 환골탈태한 실적의 배경과, 마주하고 있는 각종 현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2019년 12월 취임 후 회사 실적도 좋고 주가도 좋다. 비결은
-취임 이후 수익성 개선을 위한 고민이 많았고 소통을 많이 했다. 수익성 위주 선별 수주 전략과 수익성 개선을 위한 내부 혁신 활동이 주요 했다고 생각한다. 매출 규모 유지를 위한 무리한 저가 수주를 지양하고 철저히 수익성 위주로 양질의 프로젝트 수주에 집중했다. 내부적으로는 ‘Do it Now, Action’(이하 DNA)이라는 자체 경영혁신활동을 통해 각 분야별 담당자들이 스스로 원가절감이나 프로세스 개선과제를 도출, 즉시 실행해 불필요한 비용을 절감하고 효율을 극대화 했다. 쉽지 않은 일인데, 믿고 따라와준 임직원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 관료 출신으로서 민간기업 수장을 맡게 됐는 데 소회는
-창립 이래 최초로 영입된 공직자 출신 외부인사라는 점, 오랜 시간 공직생활을 하다 민간기업에 합류하게 되는 것이 큰 부담이자 도전이었다. 공기업은 공공의 이익을 추구하는 만큼 정부와 일반 국민들의 견제를 받는 반면 민간 기업은 주주와 고객이 그 대상인 게 다르다. 하지만 그마저도 최근 ESG 경영이 기업의 중요한 평가요소가 되면서 없어지는 듯 하다. 민간기업 역시 공기업 이상으로 환경이나 사회적 가치에 대한 책임감이 더해져 어깨가 무거운 상황이다. 취임 당시 회사는 2년간 적자를 기록하고 있었다. 더욱이 흑자전환을 위한 강도높은 자구책도 시행하고 있던 터라 많은 임직원들이 피로도가 높았고, 회사 전반적으로 분위기도 위축돼 있었다. 이런 분위기를 바꾸는 게 가장 많이 신경 쓴 부분이다.
다행히 지난해 연간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분위기 전환의 발판은 마련했다고 본다. 흑자 기조를 이어가는 것이 ‘단순히 돈을 버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 이유다. 또 ‘소통’은 내가 어느 조직을 가나 중요하게 강조하는 부분이다. 마치 우리 몸을 흐르는 피와 같아서 어디선가 막히게 되면 반드시 문제가 발생한다. 그런 차원에서 많이 보고 많이 듣기 위해 울산과 분당을 오가며 근무 하고, 부서별 주니어 직원들과의 간담회도 적극 진행하고 있다. 간담회를 하다 보면 굉장히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많이 듣게 된다.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MZ 세대들이 생각하는 회사의 문제점과 본인들의 관리자에 대한 애정 어린 고자질을 하기도 한다. 이렇게 직원들이 마음의 문을 열고 스스럼없이 본인들의 생각을 자유롭게 이야기해주는 것 자체가 굉장히 고맙고, 또 그런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는 점에서는 스스로 보람을 느낀다.
▲ 회사의 리스크와 기회는
-전통 전력기기 시장은 이미 구매자 시장(Buyers Market)으로 변모한 지 오래다. 특히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인도·동유럽의 제조사들에게 글로벌 시장이 개방되면서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현실은 당사에 부정적 요소다. 반면 친환경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커지면서 발생하는 신재생 연계 전력인프라 수요 증대나 기존 노후설비를 친환경 스마트 기기로 교체하는 흐름은, 선진사들과의 격차는 좁히고 경쟁사들과는 차별화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흔히 현대중공업에서 독립한 현대일렉트릭이 중후장대한 하드웨어 제작에만 강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소프트파워에도 상당한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예전부터 산업·선박제어 등 전력제어 분야에서 꾸준히 경험을 쌓아왔고, 대형선박이나 FPSO 등 그 자체가 하나의 복잡한 플랜트이자 마이크로그리드인 제품의 전력변환과 제어에 대한 연구와 실증을 해왔다. 이런 바탕이 있기에 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경쟁사들보다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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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가 추진하는 신사업의 비전은 명확하다. 시장의 요구에 응답하는 것, 즉, 고객이 필요로 하는 ‘맞춤형 통합에너지솔루션 제공’이다. 전력산업 환경은 중대한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수요 측면에서는 전기화에 따른 전력사용량 증가와 소비패턴의 다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반면, 공급 측면에서는 화석연료 기반의 대형발전소 위주로 공급되던 중앙집중형에서 신재생에너지원을 활용한 소용량 분산전원으로 변하고 있다. 이런 산업 환경의 변화는 지역 공동체 단위의 전력 자급자족 시대로 나아가고 있음을 시사한다. 지금껏 대용량 전력 공급 시대를 주도해온 현대일렉트릭에는 큰 도전이 아닐 수 없다.
이에 우리는 ‘전략적 유연성’을 근간으로 에너지솔루션 분야의 다양한 사업수행과 사업모델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 공급자와 수요자의 구분이 불분명해지고, 경계가 허물어지는 역동적인 지금의 시장에서 정형화된 사업 형태만을 고집해서는 변화의 흐름에 뒤처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조직 내부적으로는 이미 사업화를 위한 추진단을 구성해 운영 중에 있다. 분야를 크게 제품과 솔루션으로 나누어 각각 전력변환장치와 스마트기기 그리고 에너지효율화 및 에너지거래 사업 등을 주요 사업 분야로 선정해 구체화 시켜가고 있다. 역할을 하나로 한정 짓지 않고 다양한 사업모델을 수립해가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스마트에너지솔루션’ 기업이 나아갈 길이자 지향해야 할 목표가 아닐까 생각한다.
▲현대일렉트릭과 현대중공업그룹간 협력은
-지난 달 언론을 통해 발표된 ‘수소드림 (Dream) 2030 로드맵’ 과 같이 그룹 차원에서 미래성장 계획으로 수소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우리 회사는 전체 밸류체인(발전-생산-운송-저장-활용) 중 풍력발전플랜트 구축이나 친환경·무소음 수소 연료전지 발전설비 확보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 목표가 있다면
-기업의 목표는 분명하다. 수익을 창출해 주주에게 환원하고, 일자리를 창출함으로써 사회에 공헌해 국가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이다. 그동안 시장이 우리에게 양질의 전력기자재를 공급하는 역할을 기대해왔다면, 지금의 시장은 안전과 효율, 비용과 환경을 총망라해 최적의 에너지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마트 에너지 솔루션 프로바이더’로서의 역할을 주문하고 있다. 이런 시대와 시장의 변화에 부응해 성공적으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는 것, 그리고 그렇게 다시 전력산업의 부흥기를 맞이해 사회와 국가에 이바지 하는 것이 나의 소임이자 목표라고 생각한다.
대담=김진욱 산업부장
정리=최원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