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대책위, 사적화해 요구
분조위 권고안에 불복 가능성
은행측이 수용해도 합의 난항
|
디스커버리 사태 피해자들은 투자금 전액 배상을 바라고 있지만, 분조위가 100% 배상 결론을 내놓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기업은행이 권고안을 수용해도 피해자들이 거부하면 합의 절차가 어려워진다.
기업은행은 이미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에서 경징계가 결정된 만큼, 배상 관련 합의를 책임지고 끝마쳐야 할 의무는 없다. 다만 징계에 대한 금융위원회의 최종 결정이 남아 있어 피해자들과의 합의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기업은행 디스커버리 펀드에 대한 분조위를 이달 말 개최할 예정이다. 기업은행은 2017년부터 2019년까지 디스커버리US핀테크글로벌채권펀드와 디스커버리US부동산선순위채권펀드 등 2종류를 판매했는데, 그 규모는 각각 3612억원·3180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환매가 지연된 금액은 695억원, 219억원이다. 이에 금감원에는 분쟁조정 신청이 여러 건 접수됐다. 디스커버리펀드 피해자들의 협의체인 기업은행 디스커버리 펀드 사기피해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기업은행에 금감원을 제외한 ‘사적화해’를 요구하고 있다. 사적화해는 금융사와 피해자 등 당사자들이 자율적으로 보상 수준을 협의해 결정하는 것을 말한다.
대책위 관계자는 “지금까지의 분쟁조정 결과를 보면 배상비율은 최대 80%를 넘기 어렵다”며 “대표 사례가 아닌 나머지 피해자들은 분조위의 기준에 따라 개별 조정을 진행할 텐데, 합리적인 정도를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피해자들은 전액 배상을 해야 한다는 입장인 셈이다.
반면 기업은행은 줄곧 분조위를 통한 배상이 합리적이고 적절하다는 입장이다. 지난 2월 윤종원 기업은행장은 “대법원 판례에 따라 사적화해가 업무상 배임행위에 해당하지 않으려면 당사자 간 책임 범위에 대한 객관성 확보가 중요하다”며 “객관성이 담보되는 분조위 절차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기업은행은 분조위 결과를 수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전액 배상을 바라는 대책위는 분조위 결과가 그에 상응하지 못할 경우 거부할 소지가 크다. 대책위는 배상비율 근거가 미흡할 경우 이의 제기를 하겠다는 등 불수용 의지를 밝히고 있다. 조정이 결렬되면, 디스커버리 사태에 대한 기업은행의 수습도 멀어질 수밖에 없다.
기업은행은 이미 라임·디스커버리 펀드 판매와 관련한 금감원 제재심이 끝난 만큼, 피해자의 주장을 받아들일 유인 동기가 줄어든 상태다. 금감원은 지난 2월 김도진 전 기업은행장에 대한 주의적 경고, 기업은행에는 업무 일부정지 1개월과 과태료 부과를 결정한 바 있다.
다만 일각에선 금융위원회가 최종적으로 징계를 확정하는 절차가 아직 남아 있어 기업은행이 피해자와의 합의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합의가 원만하게 이뤄진 경우, 금융위 의결 과정에서 기업은행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조정이 결렬되더라도 금융당국이 기업은행에 불이익을 주진 않는다”라면서도 “키코 사태처럼 해결되지 않은 상태로 남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