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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환경 이어 ‘인권 관리’ 규제 확대…“수출 기업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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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준 기자

승인 : 2021. 10. 01. 09:20

전경련 "사회 영역 공급망 근로자 정책 정보 공개 요구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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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공급망의 인권 이슈 관리 압력이 커지면서 한국 기업의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1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발간한 ‘ESG 공급망 인권 관리 동향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EU와 미국을 중심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중 사회 영역의 공급망 근로자 정책에 대한 정보 공개 요구가 커지고 있다.

기업의 납품·협력업체에서 인권 문제가 발견되면 기업은 이를 해결해야 하며 불이행 시 벌금·공공조달사업 참여 자격 박탈, 수입금지 조치 등의 불이익을 받을 전망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EU집행위는 기업지배구조 및 공급망 실사에 관한 법률안을 제출했으며, 2024년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법안은 EU 소재 기업뿐 아니라 역내에 상품과 서비스를 판매하는 기업까지 대상으로 하고 있어 현지에 법인을 두고 있는 한국의 대기업은 물론 중소 수출기업에도 적용될 수 있다. EU 공급망 실사법은 인권 문제에 더해 환경 측면 실사도 강조될 것으로 보인다.

EU는 경제블록 차원의 공급망 실사법 뿐 아니라 독일, 영국, 프랑스 등도 개별적으로 실사법을 실시하거나 추진 중이다.

아울러 미국은 노예제근절기업인인증법이 지난해 발의된 상태다. 중국 정부의 위구르족에 대한 탄압행위를 근거로 신장지역 관련 공급망과 투자에 대한 제재 조치를 취하고 있다. 실제 일본 의류기업 유니클로는 신장 위구르산 면화를 사용했다는 의혹으로 미국 등에서 수입 금지 조치를 당한 바 있다.

한국의 대 EU 교역금액 1위 국가인 독일의 경우 2023년 공급망 실사 의무화법이 시행되며 국내 수출기업도 적용대상이다. 폭스바겐, 지멘스, 아디다스, BMW, 딜리버리 히어로 등 독일 시총 20대 기업이 거래하는 한국 파트너사는 공개된 기업만 163개다.

대표적으로 삼성SDI, LG화학, SK이노베이션, 현대모비스(폭스바겐·다임러 협력사) 등이 있다. 공개된 업체 중 대기업은 18개, 나머지 145개 기업은 중견·중소기업이다. 독일 공급망 실사법은 2023년부터 종업원 수 3000명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시행되고 2024년에는 1000명 이상 기업으로 확대 적용된다.

이들 기업은 매년 회계연도 종료 후 4개월 내 의무적으로 공급망 실사 연례보고서(Annual Report)를 작성하고 공개해야 한다. 자체 사업장, 1차, 2차 협력업체 등 모든 공급망 내의 강제 노역, 아동 노동 등 인권 문제를 발견하면 이를 해결해야 하고 완료 후 독일 정부에 보고해야 한다.

의무사항 위반시 제재로는 총매출 4억유로 이상의 경우 총매출의 최대 2% 또는 최대 800만유로(약 110억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또 의무 위반으로 175만유로 이상의 벌금을 부과 받은 회사의 경우 개선 입증시까지 최대 3년간 공적조달 사업에서 제외된다.

환경 분야는 비위생적인 시설 등 보건·위생 관련 이슈로 국한되며, 기후변화 대응 등은 포함되지 않는다. 전경련은 독일기업과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우리 대기업과 중견기업들은 지금부터 공급망 점검과 실사 보고서 작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에서도 공급망 내 인권 보호를 위해 법·제도적 지원과 기업의 자율적 노력이 진행 중이다. 현재 국회에는 인권침해금지원칙 등을 담은 인권정책기본법이 계류 중이다. 법무부에서는 2019년 5월 기업 인권경영의 표준 역할을 하는 기업인권경영표준지침을 마련하기도 했다. 기업 차원에서는 삼성전자, 현대차, SK이노베이션, 포스코, CJ 등이 행동강령제정, 인권실사, 인권 등 협력사 ESG평가, 윤리적 광물관리정책 등을 실시 중이다.

전경련은 “ESG 경영이 주목 받으면서 주로 환경 문제에 이목이 쏠렸지만, 공급망 인권경영이 주요 수출국에서 법제화되고 있는 만큼 사회 분야에도 관심이 필요하다”며 “글로벌 시장의 키플레이어인 우리 기업들은 이미 자율적으로 공급망 인권 문제를 관리하고 있지만 교역 상대국의 법적 제재가 확대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할 수 있도록 공급망 관리 체계를 다시 한 번 점검하고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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