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목표 2045년… 브랜드별 RE100 속도 달라
현대차그룹, 탄소중립 더 당겨질까… 눈치게임
전문가 “밸런스 있는 속도” “더 서둘러야”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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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기아는 현대차보다 5년 빠른 2040년 전 세계 사업장의 전력 수요 100%를 친환경 전기로 공급하기로 했다. 그룹사 전체적으로 맞췄던 RE100 시점을 5년 당긴 것이다. 과거 송호성 기아 사장이 “기아가 현대차보다 더 빨리 변할 것”이라고 한 선언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그룹의 탄소중립 시점은 각국의 환경규제가 거세질수록 앞당겨질 가능성이 크다.
탄소중립은 탄소의 배출과 흡수의 총량이 같게 만들어 사실상 ‘0’이 되게 하는 방법이다. 기술적으로 완전한 탄소배출 제로가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차선책이라 할 수 있다. 완성차업체들은 기본적으로는 차량 연료의 탄소배출 제로, 즉 전기차와 수소차 라인업 구축 시점으로 속도를 판단 중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2030년까지 전 세계 판매 차량 가운데 순수전기차와 수소차 등 전동화 차량의 비중을 30%로 높일 계획이다. 2040년에는 80%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이를 위해 2035년부터 유럽시장에서 판매하는 모든 차량을 전기와 수소차로 바꾸고 2040년엔 한국과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 같은 전략을 편다. 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은 2045년까지다. 각국의 인프라 구축 시기에 맞춘 전략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현대차·기아의 더 궁극의 목표인 탄소중립 시점은 2045년이다. 최근 기아는 생산과 보급, 폐기에 이르는 전 주기에 걸친 로드맵을 내놨다. 단순히 연료만 친환경이 아닌 타이어부터 부품 하나하나 모두 평가해 탄소중립에 이르게 하겠다는 선언이다. 제네시스는 이보다 더 빠르다. 2025년 이후 모든 신차는 수소차와 순수전기차로만 출시키로 했다. 2030년이면 탄소 배출이 없는 차량으로만 라인업이 완성된다. 탄소중립 시점은 그룹사에서 가장 빠른 2035년이다. 상대적으로 가격 제약이 적은 프리미엄 라인이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글로벌 기업들과 비교하면 어떨까. 저마다 기준이 달라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궁극적으로 2050년 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약 30년에 걸친 여정은 비슷하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올해 발표한 ‘2050 넷제로, 글로벌 에너지부문 로드맵’에 맞추기 위해서다. 독일의 메르세데스 벤츠는 2025년까지 모든 차종에 전기차 모델을 추가할 계획이다. 폭스바겐 그룹과 산하 12개 브랜드는 2025년까지 생산단계에서의 탄소발자국을 45%까지 줄인다는 목표다. 이미 지난해부터 전 세계 공장 16곳 중 11곳을 친환경 전기로 가동 중이다. 미국의 GM은 2035년부터 전기차만 생산해 2040년까지의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포드 역시 2030년까지 전 세계 자동차 생산량의 40%를 전기차로 만들겠다고 계획을 내놨다. 볼보도 2040년까지 완전한 기후 중립기업 비전을 꺼냈다.
현대차그룹 탄소중립 속도를 결정할 첫 단추는 그룹 전체 기술력을 끌어모아 개발한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의 성공에 있다. 올해 플랫폼을 탑재한 전기차가 일제히 출시되면서 본격적인 전동화 시대를 열었다. 현대차의 아이오닉5, 기아의 EV6, 제네시스의 GV60가 주인공이다. 첫 출시 모델인 아이오닉5는 레트로와 혁신을 엮어 이질적이면서도 미래적인 디자인과 실내공간을 연출하는 데 성공했다. EV6는 전기차 본연의 퍼포먼스에 충실했다. 더 빠른 모터와 오래가는 배터리가 포인트다. GV60는 안면인식과 지문 인식을 비롯해 미래차라 불릴만한 신기술을 꾹꾹 눌러담았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현대차그룹의 전동화 및 탄소중립 실현 속도가 충분하다는 의견과 더 서둘러야 한다는 시각이 공존한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도 독일과 같이 자동차산업이 한 나라의 기간산업으로 중요한 수출 위치를 차지하고 있어 속도에 신중해야 한다”고 했다. 이 교수는 “2030년에 전 세계 9000만대 1년 판매량 중 30%인 3000만대가 전기차 비중으로 하겠다는 글로벌 목표에 맞춰가야 한다”면서 “전동화만 추진하기에도, 그렇다고 완전히 손을 놓기에도 수익을 보장받기 어렵기 때문에 지금 정도의 밸런스는 적당하다고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서둘러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찮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선임연구윈은 “최근 UN총회에서 2040년까지 전동화를 하겠다는 그룹과 아니라는 그룹으로 나뉘었는데 현대차는 후자”라면서 “최대 전기차시장인 중국에서 현대차·기아가 힘을 못 쓰고 있는 것도 아쉬운 대목”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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