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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인자’ 이원덕, 그룹 영향력 강화 속 우리은행 인사권은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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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국 기자

승인 : 2022. 03. 16. 06:00

우리은행장 내정자, 비상임이사에
금융그룹 경영참여 가능해졌지만
임원 인사때 그룹과 사전 협의
교차검증 통해 리스크 관리 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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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덕 우리은행장 내정자가 그룹 이사회에 멤버로 참여해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에 이어 2인자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한다. 권광석 행장이 이사회에 참여하지 않은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핵심 자회사의 사령탑을 맡는 우리은행장의 그룹 내 위상을 강화하고, 영향력도 높일 수 있게 된 셈이다.

다만 은행장의 권한 중 하나인 인사권은 여전히 제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은 타 금융그룹과 달리 자회사 주요 임원에 대한 인사권을 그룹과 상의해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 경쟁은행들은 모두 은행장이 주요 임원에 대한 인사권을 가지고, 자신이 구상한 경영전략에 적합한 인재를 등용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자회사 주요 임원 인사에 대한 사전 검증을 통해 리스크를 관리한다는 입장이다. 이원덕 내정자가 이사회 참여를 통해 그룹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하는 것과 달리 인사권 제한은 아쉬운 대목이다.

◇이원덕 우리은행장 내정자, 그룹 비상임이사로 선임 예정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오는 25일 주주총회를 열고 이원덕 우리은행장 내정자를 그룹의 비상임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한다. 이 내정자는 지난 2020년 3월 전략부문 부사장과 사내이사로 그룹 이사회 멤버로 참여해왔는데, 앞으로는 우리은행장이자 그룹 비상무이사로 영향력을 확대하게 됐다.

우리금융은 2019년 출범한 이후 손태승 회장이 은행장을 겸직해 1인 사내이사 체제였다. 이듬해 권광석 우리은행장이 은행 사령탑을 맡았지만 그룹 이사회에는 들어가지 못했다.

하지만 이 내정자는 비상임이사로 그룹 전반의 경영논의에 참여할 수 있게 돼, 우리금융 2인자로 입지를 굳혔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실 KB금융과 신한금융, 하나금융그룹 등 경쟁금융그룹은 은행장이 모두 기타 비상무이사로 그룹 이사회에 참여해왔다. 금융그룹에서 은행 비중이 가장 크기 때문에, 은행장의 그룹 경영 참여가 당연시 돼 왔다.

반면 우리금융의 경우 우리은행이 그룹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은행에 대한 그룹 회장의 영향력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은행 임원 인사, 그룹과 협의해야…“지배구조 안정 차원”
이는 은행 인사권에도 반영돼 왔다. 우리금융은 2020년 1월 자회사 등 경영관리규정을 개정해 자회사 본부장급 임원을 선임할 때 그룹과 사전 협의하는 절차를 마련했다. 그 동안 은행장 전결이었던 인사권을 그룹이 개입할 수 있는 프로세스로 개편한 것이다.

우리금융 측은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한 번 더 검증할 수 있는 단계를 만든 것”으로 “새로 편입된 자회사들의 경우 리스크 검증 단계가 더욱 필요하고, 효율성 제고와 지배구조 안정 차원에서도 도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민·신한·하나은행 등 경쟁은행은 은행장이 인사에 대한 전권을 행사하고, 그룹 임원과 겸직하는 경우에만 지주와 협의하는 절차를 밟는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인사권은 CEO(최고경영자)의 핵심 경영권이고, 이를 통해 본인의 경영전략을 펼쳐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그룹의 ‘옥상옥’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과거 주전산기 교체 문제를 두고 그룹 회장과 은행장이 갈등을 벌인 ‘KB사태’는 ‘옥상옥 지배구조’의 대표적 폐단으로 꼽힌다. 회장의 권한이 막강한 금융그룹에서 옥상옥 구조는 자회사에 대한 과도한 개입을 불러올 수 있다.

한 금융권 고위 인사는 “은행장 선임에 있어서도 그룹 회장의 의중이 중요한데, 은행 임원 인사에서도 그룹과 협의를 하도록 하는 것은 은행장의 경영권의 핵심인 인사권한이 크게 위축되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은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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