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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성과는 갑자기 이뤄진 것이 아니다. 50년간 꾸준히 축적해 온 국방기술이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했고 방산업체들은 안정적인 생산능력을 갖춰왔다. 동시에 정부와 방산 관계자들이 유기적이고 긴밀하게 협조하면서 내수시장을 벗어나 수출형 산업구조로 체질을 변화시켰다.
안보를 기반으로 하는 방산수출은 일반적인 수출의 의미를 넘어선다. 무기체계 도입은 상대국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와 믿음이 없으면 성사되기 어렵다.
반세기 전 소총 한 자루를 만들지 못했던 우리나라는 현재 한국형 전투기 KF-21을 만들고 3000t급 잠수함을 개발한 나라가 됐다. 전 방산업계가 각고의 노력을 해 온 결과다. 특히 올해 초 단일 규모로는 최대인 4조원대 천궁-Ⅱ 수출계약이 성사됐다. 천궁-Ⅱ는 탄도탄 요격체계라는 복합무기체계로 일부 선진국만 성공했을 정도로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된다. 그런 점에서 이번 수출은 규모문제를 넘어 기술력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또 5아이즈(eyes)국가 중 하나인 호주에 K-9 자주포를 수출하는 쾌거도 있었다.
하지만 이 정도로 만족해서는 안 된다. 이제 막 임계점을 지났다. 지금까지 선진국을 따라잡는 추격형 전략이었다면 이제는 AI, 드론, 로봇, 우주 등 혁신적인 첨단기술을 통해 세계 방산시장을 이끌어 나가는 선도형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
방위사업청은 방산수출 패러다임 전환을 통해 도약을 꿈꾸고 있다. 단순히 수출 지역과 품목을 넓히는 수준이 아니라 민간과의 시너지를 통해 선순환적인 파급효과를 만들어 내는 전략이다. 방산영역을 넘어 민간시장까지 고려한 파급효과를 만들어 나갈 것이다. 이런 면에서 방산수출의 역할을 몇 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 방산수출은 민수품의 수출을 확대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 K-2 전차가 유럽에 수출이 되면 방산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제조업에 대해 신뢰를 얻을 수 있다. 그렇게 되면 K-2 전차의 나라가 K-자동차의 나라가 되는 것이다.
둘째, 한 국가로의 방산수출이 다른 국가로 파급돼 더 큰 시장을 형성할 수 있다. 장갑차가 한 국가에 수출이 되면 연쇄 방산수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실제 천궁-Ⅱ가 UAE에 수출된 이후 사우디아라비아 세계방산전시회에서 중동 여러 국가의 관심을 받았다.
셋째, 발전된 민수기술을 방산분야에 적용해 수출한 이후 더 큰 민수 수출시장이 열리도록 할 수 있다. 무기수출은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적인 관리와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파급효과가 크다. 민수기술이 방산과 협력해 수출하면 이후 민수기술 자체에 대한 시장이 열릴 수 있다.
영원한 제국 로마가 로마가도를 건설할 때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다. 로마가도가 제국을 효율적으로 통치하는 수단이 될 수 있지만 적에게 공격을 받을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로마가도로 학문, 기술, 사상의 교류가 이뤄지면서 더욱 찬란한 로마제국이 꽃을 피웠다. 새로운 길은 또 다른 길을 만들어 낸다. 그럼 점에서 방위사업청이 새롭게 써 내려갈 역사가 벌써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