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지향점 따라 사용하는 단어 달라
최현만 '글로벌'·최희문 '인재'·정영채 '고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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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왕좌는 없다”…피 말리는 시장경쟁
19일 아시아투데이가 장수 CEO 9명의 신년사·직원 메시지 등을 취합해 분석한 결과, 이들이 공통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단어는 ‘경쟁력’이었다. 최근 증권업계를 살펴보면 자칫 주춤하는 사이 경쟁사가 치고 올라가는 일이 드물지 않다. 주식투자 열풍으로 브로커리지 점유율 차이는 근소해졌고, 주식자본시장(ECM)에서의 절대 왕좌도 없다. 빅테크의 증권업계 진출도 이어지고 있고 마이데이터 등 금융권과의 경계도 허물어지고 있다. CEO들은 변화하는 환경에서 경쟁력을 확보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강조한다.
‘차별화’도 자주 등장하는 단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경쟁력과 차별화는 당연히 강조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라며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 남들과 어떻게 다른 비즈니스를 선보일 것인지 CEO들은 늘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성장동력’도 장수 CEO의 어록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회사의 중장기 성장을 위해선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장수 CEO가 오랜 기간 회사를 이끌어 올 수 있었던 것도 단기 실적과 중장기 성장을 모두 잡았던 덕분이다.
◇글로벌·고객·디지털자산…3인3색의 생존전략
CEO의 말을 통해 그 회사가 추구하는 방향성을 읽을 수 있다. 업계 최장수 CEO인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이 자주 언급하는 건 글로벌이다. 최희문 메리츠증권 부회장은 인재,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은 고객에 주목한다.
최 회장은 “아시아를 뛰어넘어 글로벌 톱티어 IB(투자은행)으로 나아가고자 한다” “국내 최고의 초대형 IB를 넘어 글로벌 톱티어 IB로 한 단계 더 도약하고자 한다” 등 글로벌 IB를 향한 포부를 꾸준히 밝혀왔다. 미래에셋증권은 2007년 국내 증권사 중 해외시장에 가장 먼저 진출했다. 그 결과 지난해 해외법인 세전순이익은 2444억원에 달했다. 타 증권사를 압도하는 수준이다.
“금융의 경쟁력은 곧 사람이다.” 최희문 메리츠증권 부회장은 평소 ‘인재’의 중요성을 자주 언급한다. ‘능력 있는 프로가 함께 일하고 싶은 회사’를 만들어 가기 위해 업무에만 몰두할 수 있는 기업문화를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 부회장은 성과에 대한 철저한 보상으로 인재를 끌어 모았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먹거리로 회사를 가파르게 성장시켰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의 단어는 ‘고객’이다. “기업에 가장 중요한 것은 지속성이고, 지속성의 다른 의미는 곧 고객”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정 사장은 2019년 자산관리(WM)본부 직원평가 방식에서 기존 핵심성과지표(KPI)를 폐지하고 ‘과정’에 가치를 둔 평가로 바꿨다. 증권업계에서 KPI를 폐지한 곳은 NH투자증권이 사실상 처음이었다. KPI를 폐지한 2019년, 1억원 이상 고객 수는 전년 대비 7.4% 증가해 9만명을 넘어섰다.
중소형사 장수 CEO들의 언어에서도 생존을 모색하기 위한 지향점이 나타난다. 김신 SK증권 사장은 디지털 자산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했다. 김 사장은 지난 1월 “디지털 자산은 SK증권 사업의 핵심 키워드 중 하나”라고 말하기도 했다. SK증권은 현재 블록체인 기반 부동산 디지털 유동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동남아 금융”을 자주 언급하는 권희백 한화투자증권 사장은 2019년 베트남, 2020년 싱가포르에 진출한 뒤 활발히 사업을 진행 중이다. 김원규 이베스트투자증권 사장은 “중형사 도약”을 강조하면서 ‘수익성 높은 알짜 중형사’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꾸준히 밝혀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