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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압박하던 中 정부, 경제난에 슬그머니 규제 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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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승인 : 2022. 06. 09. 14:44

공동부유 추진에서 일단 경제 살리기로 선회
공동부유
중국 경제 당국이 슬로건으로 내건 ‘공동부유’의 실현을 강조한 한 언론의 만평. 그동안 이 슬로건은 빅테크 규제에 이용됐으나 앞으로는 상황이 바뀔 것으로 보인다. /제공=광밍르바오(光明日報).
지난 2년여 가까운 기간 동안 ‘다 같이 잘 사는 사회’라는 의미의 공동부유(共同富裕)를 슬로건으로 내건 채 알리바바 등의 빅테크(거대기술기업)들을 압박한 중국 정부가 최근의 심상치 않은 경제난에 슬그머니 규제 완화에 나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에 따라 백척간두의 위기 상황에 직면했던 중국 경제는 일단 한숨을 돌릴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더불어 그동안 납작 엎드리면서 당국의 눈치를 봐야 했던 빅테크들의 경영 행보 역시 빠르게 정상을 되찾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경제 정보에 밝은 베이징 소식통과 외신의 최근 보도를 종합하면 공동부유의 실현을 위한 빅테크 규제가 본격화한 것은 지난 2020년 11월 즈음이라고 할 수 있다. 당시 알리바바 창업주 마윈(馬雲) 회장이 금융 당국에 “혁신을 모르는 정부는 정신 차리고 똑바로 하라”는 독설을 쏟아내자 분노를 참지 못하고 바로 칼을 들이댄 것이다.

이후 돈만 끌어모으기에만 바쁘고 경제적 약자를 위해 풀 줄을 모르는 것으로 인식된 빅테크들에 대한 규제를 목적으로 한 공동부유는 당국의 공식 슬로건이 됐다. ‘공동부유=빅테크 규제’라는 등식 역시 고착화됐다.

이후 알리바바 자회사인 앤트그룹을 비롯해 전자상거래 업체 징둥(京東), 검색엔진 바이두(百度), 음식 배달 플랫폼인 메이투안(美團), 중국판 우버 디디추싱(滴滴出行) 등 10여개 업체에 무차별 규제 폭탄이 떨어졌다. 당연히 이들 빅테크들은 혹독한 대가를 치렀다. 당국의 눈치를 보느라 납작 엎드린 채 복지부동하다보니 영업 이익을 보는 것도 거의 불가능했다.

빅테크들은 실적 악화에 감원이라는 카드로 대응했다. 당국으로서는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이었다고 해도 좋았다. 이 와중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통제 강화로 인한 경제 하방 압력까지 더해졌다. 올해 경제 목표 5.5% 전후 달성이 거의 불가능하게 되는 것은 거의 필연이라고 할 수 있다.

당국으로서는 뭔가 돌파구를 마련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라고 해야 한다. 가장 좋은 것은 역시 그동안 기강을 확실하게 잡았다고 판단한 빅테크들에 대한 규제 완화일 수밖에 없다. 실제로 최근 최고위 경제 당국자가 “지금 빅테크들에게 필요한 것은 격려”라고 밝힌 사실만 봐도 규제 완화를 위한 최종 결정은 내려진 것으로 보인다.

속으로 웃고 있을 빅테크들의 움직임을 봐도 좋다. 대표적인 것이 디디추싱의 행보가 아닌가 싶다. 당국과의 교감을 이미 끝낸 듯 지난 6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의 자진 상장폐지를 결정한 후 전기자동차(EV) 시장에 뛰어들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분위기로 볼때 다른 기업들 역시 조만간 디디추싱과 비슷한 행보를 보일 것이 확실하다.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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