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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勢’ 불리는 큐텐…국내 이커머스 메기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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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혜 기자

승인 : 2023. 04. 06. 17:15

티몬·인터파크에 이어 위메프 품어
계열사간 결합 힘써 시너지 도모
국내 이커머스 점유율 4위 '껑충'
해외직구 노려…더큰 성장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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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텐(Qoo10)'이 티몬, 인터파크커머스에 이어 위메프까지 품에 안았다. 구영배 큐텐 회장은 10년 겸업 금지가 풀리자마자 약 8개월 동안 세 회사를 빠르게 인수하면서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화려하게 복귀했다. 구 회장은 G마켓 창업자로서 국내 이커머스의 신화적인 인물이다. 2009년 G마켓을 이베이에 매각하면서 10년간 겸업 금지 조항으로 동남아시장에서 사업을 벌이다 지난해 티몬 인수를 시작으로 국내에 '세(勢)'를 불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세 회사의 인수로 큐텐이 네이버·신세계·쿠팡에 이어 4위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나 이미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에서 통합 시너지를 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만큼 투자가 따라와야 하는데 인수 과정에서 대규모 자금을 쓴 큐텐에 여력이 있을지에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큐텐은 원더홀딩스가 보유한 위메프의 지분 전량을 인수하고, 위메프 경영권과 모바일 앱 소유권을 갖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6일 밝혔다. 새 대표에는 큐텐 김효종 경영지원본부장이 선임됐다.

앞서 큐텐은 지난해 9월에는 티몬 지분 100%와 큐텐의 물류자회사 '큐익스프레스'의 지분을 교환하는 방식으로 티몬 경영권을 인수했고, 지난달 31일에는 인터파크에서 쇼핑과 도서 사업 부문을 물적 분할해 새롭게 설립한 '인터파크커머스'의 경영권도 인수한 바 있다.

큐텐은 티몬 인수로 증명한 성공 방식을 위메프에도 적용하고 그룹사간 시너지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위메프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더하고 티몬, 인터파크커머스 등 계열사 간 유기적인 결합을 강화해 큐텐의 글로벌 커머스 역량과 인프라를 바탕으로 '글로벌 이커머스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다.

큐텐에 따르면 티몬은 큐텐이 경영권을 인수한 지난해 4분기부터 거래액이 전년 같은 기간 보다 60% 늘었고, 올 1분기도 70% 가까이 성장했다.

시장에서는 큐텐의 위메프 인수로 국내 이커머스 시장점유율이 4위에 오른 것으로 보고 있다. 2021년 기준 국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네이버가 1위로 17%, SSG닷컴과 지마켓이 15%, 쿠팡이 13%, 11번가 6% 등이다. 티몬 4%, 위메프 4%, 인터파크커머스 약 1%로 단순 합산하면 큐텐은 점유율 8~9% 수준에 올라 4위였던 11번가를 제친다.

하지만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네이버·신세계·쿠팡 등 빅3로 재편된 상황에서 큐텐이 세 회사를 기반으로 점유율을 확대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1+1+1=3'이 아니라 '1'에 머무를 수 있다는 우려다.

지마켓을 인수한 신세계그룹이 그 예다. 신세계그룹은 이커머스 확장을 위해 2021년 지마켓을 인수했지만 적자만 쌓이고 있다. 인수 직후인 2021년 4분기에는 43억원의 영업이익을 챙겼던 지마켓글로벌은 지난해 1분기 194억원 영업손실을 시작으로 2분기 182억원, 3분기 149억원, 4분기 130억원 등 총 655억원의 연간 손실을 기록했다. SSG닷컴과의 통합하는 과정에서 멤버십 개편 등 투자비용이 투입되면서 쌓인 결과다.

위메프와 티몬은 아직 지난해 실적 발표 전이지만 2020년과 2021년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위메프는 2020년 542억원의 영업손실에서 2021년 338억원으로 손실 폭을 줄였지만 티몬은 631억원에서 760억원으로 적자폭이 커졌다.

업계 관계자는 "시스템, 운영방식, 조직문화 등 각각 다른 세 회사의 시너지를 내기 위해서는 무조건 투자가 들어가야 하는데 큐텐이 이를 감당하면서 키울지는 의문"이라면서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규모만 키운다고 효과가 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큐텐은 이번 인수를 통해 해외직구 시장을 노리고 있다. 티몬·인터파크·위메프 플랫폼과 자회사 큐익스프레스 물류망을 활용해 해외 셀러들이 국내시장에 진출하는 것을 돕고, 한국 판매자들의 해외 진출도 물류계열사인 큐익스프레스를 통해 용이하게 만들어주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나스닥 상장을 위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심사를 받고 있는 큐익스프레스의 기업가치를 높이겠다는 복안도 깔려 있다.

큐텐은 "티몬, 위메프, 인터파크커머스와 글로벌 커머스 큐텐 등 각 계열사들이 가진 장점과 노하우를 공유하고 극대화하면 새로운 성장과 발전을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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