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군 반격 정체, 병력 집중 않고 분산 때문”...겨울께 돌파구 마련하나

NYT "우크라 반격 정체 이유, 병력·자원, 남부 집중 않고, 동부에 배분"
미국 전쟁교리, 최대 자원 단일전선 투입
소련 교리, 각 부대에 동일 인원·장비 제공
우크라군, 겨울께 러 보급로 사정권 진입하나

한 우크라이나 군인이 22일 (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 중심부에서 최근 러시아군과의 전투에서 전사한 전우들의 장례식을 마친 후 전사자 추모 벽 앞을 걷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아시아투데이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우크라이나의 반격 작전이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는 주요 이유가 병력과 자원을 주요 작전 목표에 집중시키지 않고, 정예 부대를 포함해 너무 많은 부대를 부적절한 장소에 배치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는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과 마찬가지로 구소련 시대 공산주의 전쟁 교리를 따르고 있는 것이 한 원인인 것으로 분석된다.

◇ NYT "우크라 반격 작전 정체 주요 이유, 병력·자원, 전략적 가치 남부에 집중 않고, 동부에 균등 배분"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2일(현지시간) 6명의 미국과 서방 관리들이 이같이 말한다고 전했다. 미국 관리들은 우크라이나 반격 작전의 목표가 러시아와 크림반도를 연결하는 육로를 끊어 우크라이나 남부에서 러시아의 보급 라인을 차단하는 것인데 우크라이나 지휘관들은 그것에 집중하지 않고, 병력과 화력을 동부와 남부에 거의 균등하게 배분했다고 지적했다.

그 결과 전략적으로 훨씬 더 중요한 전선인 남부의 멜리토폴과 자포리자 부근보다 동부 바흐무트와 다른 도시 인근에 더 많은 우크라이나군이 배치돼 있다고 관리들은 밝혔다.

한 미국 관리는 우크라이나군의 전술 변화와 극적인 움직임이 있어야 반격의 속도가 바뀔 수 있다고 했고, 또 다른 미국 관리는 우크라이나군이 너무 분산돼 있기 때문에 전투력을 한곳으로 통합해야 한다고 했다.

우크라이나 군인이 22일 (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 중심부에서 최근 러시아군과의 전투에서 전사한 전우들의 장례식을 마친 후 전사자 추모 벽 앞을 걷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 미국 전쟁 교리, 최대 자원 단일 전선 투입...우크라·러군의 소련 공산주의 교리, 각 부대에 동일 인원·장비 제공

미국의 전쟁 교리에서는 항상 최대 자원을 단일 전선에 투입하려고 주요 노력이 이뤄지고 있는데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군은 구소련의 공산주의 교리에 따라 싸우고 있다. 이 교리는 각 부대에 동일한 인원과 장비를 제공해 부대 파벌 간 대립을 최소화하려고 한다.

우크라이나군은 이번 전쟁에서 가장 희생자가 많은 전투 현장 중 한곳인 바흐무트에 계속 집중해 미국 정보·군사 관리들을 당혹스럽게 했다고 NYT는 전했다.

아울러 NYT는 우크라이나가 남부 돈바스 지역의 방위에 거액의 자원을 투입하고 있는데 이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잃어버린 영토 탈환 노력을 포기하는 것처럼 보이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미국 관리들은 '정치'는 적절한 군사 전략을 위해 적어도 일시적으로 뒷전으로 물러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 전략가들은 파괴된 작은 도시 인근에 소규모 병력을 유지시키면 러시아군을 고립시키고, 러시아군이 이 곳을 공격 기지로 사용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 정당화된다면서도 우크라이나군이 이 지역을 탈환하려고 많은 병력을 주둔시키는 것은 전략적 이익은 거의 없으면서 다수의 손실을 가져올 것이라고 비판한다고 NYT는 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오른쪽)이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린 우크라이나-발칸 정상회의에서 야코브 밀라토비치 몬테네그로 대통령과 악수를 하고 있다./우크라이나 대통령 대변인실 제공·AFP·연합뉴스.

◇ 미·영 합참의장, 우크라군 총사령관에 '주요 전선에 집중' 촉구, 우크라군 총사령관 동의

마크 밀리 미국 합참의장·토니 라다킨 영국 합참의장·크리스토퍼 카볼리 미군 유럽사령관은 지난 10일 화상회의에서 발레리 잘루즈니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에게 주요 전선 한곳에 집중할 것을 촉구했고, 이에 잘루즈니 사령관이 동의했다고 한다.

밀리 의장은 잘루즈니 사령관과 매주 한번꼴로 전략과 우크라이나의 군사적 필요를 논의하고 있다. 다만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안보상 이유, 러시아와의 긴장 격화를 피하려고 밀리 의장 등 미국 고위 관리의 우크라이나 방문을 금지하고 있다.

영국에는 이러한 제약이 없다. 이에 3번의 이라크 복무 경험이 있는 라다킨 의장이 우크라이나를 여러 차례 방문해 잘루즈니 사령관과 긴밀한 관계를 구축해왔다.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1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바흐무트 인근 최전선에서 러시아 진지를 향해 박격포를 발사하고 있다./AP·연합뉴스

◇ 우크라 반격 작전, 겨울 아조우해 절반 정도 도달시, 우크라 남부 러 보급로 사정권

이에 따른 일부 전과도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가 더 전투 경험이 많은 전투 병력 일부를 동쪽에서 남쪽으로 전환 배치하기 시작했다는 징후가 있다고 미국 관리들이 밝혔다.

아울러 우크라이나군은 최근 며칠 동안 남부의 최소한 하나 이상의 러시아 방어선을 돌파해 러시아군의 다음 방어선 근처인 로보틴 마을을 거의 장악했다고 미국과 우크라이나 관리들이 전했다.

다만 우크라이나군의 반격 작전이 올해 내 뚜렷한 성과를 내지는 미지수다.

지금 전투가 평평하고 험난한 지형에서 벌어지고 있는데 참호 등 은폐된 곳에서 방어하는 러시아군에 유리하다. 한달에서 6주 정도 후 우기가 시작돼 반격 작전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는 상황도 우크라이나군에 불리하다.

이와 관련, WSJ은 몇몇 미국 관리들이 우크라이나가 추운 날씨로 인해 전투가 다시 중단될 수 있는 올해 겨울까지 아조우해까지 절반 정도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는데 그러면 남부 보급로가 우크라이나 포병 및 다른 공격의 사정권에 들어오기 때문에 러시아군이 더 곤경에 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