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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에이비시 방송(ABC)은 23일 이 같은 보고서 내용을 인용해 이 조사 결과가 그동안 식량불안을 느끼지 못했던 중상위 소득층에도 위기가 엄습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식량불안의 가장 큰 원인은 생활비의 상승이었다. 주택가격, 임대료, 전기요금, 연료가격이 부담되면서 음식과 식료품 구매를 줄이거나 포기하기 때문이다. 브리아나 케이시 푸드뱅크 대표는 식량불안에 빠진 호주 가구 수가 멜버른과 시드니의 총가구 수를 합친 것보다 많다고 전하고, 지난 12개월 동안 그 숫자가 무섭게 증가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식량불안이 '만성'인 가구의 수는 약 75만 가구에 불과했다. 다만 77%의 가구는 이전에는 식량불안을 느껴본 적이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호주 인구의 3분의 1 이상이 '식사를 건너뛰거나 하루 종일 식사를 거르도록' 강요받고 있었으며, '가장 기본적인 필요를 충족시키는 데 어느 정도 어려움을 겪은' 호주인의 비율이 50%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호단체들은 식량불안을 겪는 호주인들의 가장 큰 문제가 제때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식량부족 가정의 절반이 누구에게도 도움을 청하지 않았고, 식량 자선단체에 접근하는 것을 부끄러워하는 사람도 많다는 것이다. 구호단체 관계자들은 "이들이 도움을 청하는 대신 간단한 아침 식사를 위한 시리얼을 저녁에 먹거나, '하루에 두 끼 또는 한 끼가 적절하다'고 스스로에게 각인시키면서 불안감을 이겨내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을 돕기 위한 자선단체의 발걸음도 바빠지고 있다. 대표적인 자선단체인 푸드뱅크는 대형 식품 소매점들의 협조를 받아 아직 먹을 수 있는 상태이지만 곧 폐기될 위기에 처해 있는 식품을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활동을 하고 있다. 보건 전문가들은 신선한 채소 가격이 올라가면서 괴혈병과 구루병과 같은 옛 대영제국 빅토리아 시대 질병이 부활할 수도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식량불안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인플레이션을 제어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현재 호주 중앙은행이 처한 상황으로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인플레이션을 2~3%의 목표 범위로 낮추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이미 부담스러운 주택담보대출과 임대료 때문에 가계부채가 증가하고 소비가 감소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호주 중앙은행의 최근 금융 안정성 검토에 따르면 내년 3월까지 약 5만 가구가 저축금을 모두 인출할 위험에 처해 있는 가운데 식량불안은 점점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