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기준 그룹 자산 10배 증가해 327조4000억
서든데스 해법은 '글로벌'…블록별 조직화 필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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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창립 70주년을 기념해 만든 최종건 창업회장·최종현 선대회장 어록집의 발간사에서 밝힌 말이다. 그간의 어려움이 SK를 만들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70년 역사에서 SK에 위기는 곧 기회였다. 이 DNA는 최 회장에게도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다. 최 회장의 위기 극복 해법은 한마디로 '딥체인지'(근본적 혁신)다.
최 회장의 위기 전략은 회장 취임 직후부터 가동됐다. 최 회장 취임 시기인 1998년은 외환위기로 대기업들이 연이어 문을 닫는 시기였다. 당시 최 회장은 혁신적인 변화를 예고하면서 생존을 위한 경영을 이어왔다.
13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최 회장이 취임한 1998년 SK그룹 자산은 32조8000억원 규모였으며 지난 5월 기준 327조3000억원으로 10배 이상 증가했다. 재계 순위는 5위에서 2위로 뛰었다. 무엇보다 수출액이 약 10배 증가한 83조4000억원으로 뛰었는데, 이는 내수기업으로 인식되던 SK그룹이 국내 총수출의 10%를 떠맡는 글로벌 기업으로 퀀텀도약하는 계기가 됐다.
배경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과감히 바꾼 최 회장 특유의 승부사 기질이 작용했다. SK그룹이 무게중심을 그린·첨단 산업으로 옮긴 건 2012년 2월 하이닉스 인수 때부터다. 최 회장은 당시 에너지·화학 및 정보통신 등 2개 분야만으로는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사내 반대에도 하이닉스 인수를 밀어붙였다. 이후 하이닉스는 기술·시설 투자에 따라 글로벌 톱 티어 회사로 발돋움했다.
올해는 회장 취임 25주년으로, 그룹은 이미 재계 2위 및 주요 수출 기업으로 자리 잡았지만 최 회장은 국내외를 둘러싼 경영이 다시 위기라고 진단하고 있다. 지난달 CEO세미나에서 '서든데스'(돌연사)의 위험성을 강조했는데, 이는 2016년 이후 7년만으로 그만큼 현재 그룹의 경영환경을 엄중히 보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최 회장은 현재 미중 간 경쟁이 심화하고, AI 등 신기술 생성 가속화, 경기 불확실성 증대 등이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제시한 해법은 '글로벌'이다. 글로벌 전략과 통합된 사회적 가치를 수립하고 미국, 중국 등 경제 블록별 글로벌 조직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반드시 엑스포 관련 일정이 아니더라도 틈만 나면 해외 현장을 돌며 최신의 경영 감각을 국내에 반영하고 있다. 올해만 하더라도 1월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전시회에 처음으로 참석했으며, 연이어 스위스 다보스 등에서 최신 기술 트렌드를 익히고 글로벌 경영자들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지난달에도 최 회장과 그룹 주요 CEO들은 베트남 하노이를 방문해 정부 고위 인사와 면담하고 국가혁신센터 개관식, 국가수소서밋에 참석하는 등 촉박한 일정 속에서도 글로벌 협력 확대라는 성과를 거뒀다.
세트플레이 역시 최 회장이 강조한 대목이다. 지난 6월 최 회장은 축구 선수들이 여러 상황에 맞는 세트플레이를 평소 반복해 연습하면 실전에서 골로 연결 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상기하면서, 그룹 역시 다양한 상황에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전사 시스템과 모든 임직원들의 역량을 높여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최 회장은 2002년 '따로 또 같이' 경영 선언으로 관계사의 이사회 중심 책임 경영과 그룹의 자율적 참여 등 그룹 지배구조 변화를 이끌었다.
올해 최 회장의 남은 시선은 엑스포 유치 활동 마무리와 그룹 연말 인사를 향해 있다. 최근 CEO 세미나에서 최 회장은 "CEO들은 맡은 회사에만 관심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그룹의 장점을 살릴 수 잇는 솔루션 패키지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통합적인 시각을 강조했다. 이 기조가 인사에 어떻게 반영될 지가 주목된다. 지난해 인사는 12월 1일에 진행됐으며 8명의 부회장이 모두 유임된 바 있다. 올해 인사는 12월 초 전후로 예상되나 일각에서는 보다 빨리, 대규모로 진행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