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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악마화’된 공매도, 순기능 논의 무시돼선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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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민 기자

승인 : 2023. 11. 16.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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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김동민
김동민 금융증권부 기자
'악의 축'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공매도를 일컫는 말이다. 이는 정보·자금·조직력 등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국내외 기관·외국인 투자자들이 개인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입힌다는 문제의식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주가 하락의 원흉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얼마 전에는 개인 투자자 5만명이 공매도를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비유하며 제도 개선을 청원하기도 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수백만 명에 달하는 개인 투자자들의 표심을 고려한 듯, 돌연 한시적 공매도 금지 조치 카드를 꺼냈다. 불법 공매도 엄단 조치라는 듣기 좋은 명분을 내세웠지만, 업계에서는 숙의가 없었다는 점을 꼬집으며 정치적 의도가 숨겨진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한 애널리스트는 이번 금지 조치와 관련해 공매도의 순기능을 제대로 고려한 것인지 의심스럽다는 입장을 내비췄다. 개인 투자자이자 유권자인 이들의 강력한 여론에 휩싸여 눈치 보기에 급급했던 금융당국이 공매도 순기능에 대한 논의를 충분히 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증권업계에선 공매도 금지와 함께 순기능들도 사라지자, 보다 큰 피해 가능성을 염려하는 분위기다. 공매도가 과대평가된 주식을 판별해 적절한 가격을 찾아주고, 주가조작을 막아주는 기능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주가조작 세력에 의해 7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맞은 영풍제지 또한 공매도가 불가능한 종목이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 같은 순기능들을 아무리 강조한들, 결국 돌아오는 건 공매도 세력들과 결탁한 '증권사 놈들'이라는 조롱밖에 없다며 한탄 섞인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공매도의 순기능이 세간에서 크게 힘을 받고 있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공매도 세력에 의한 주가 하락 부작용도 분명 존재한다. 다만 그렇다고 적정가격 형성, 증시 과열 방지 등의 시장 조성자로서 기능을 없앨 순 없는 노릇이다. 눈앞에서 시시각각 변하는 주가 흐름에 매몰돼 공매도의 순기능이 무시돼선 안 된다는 것이다. 향후 논의 과정에서 금융당국이 공매도 순기능에 대한 충분한 숙의를 거치길 기대해 본다.
김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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