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사이트 신상공개, 사적 제재에 가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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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4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배드파더스 운영자 구본창씨(58)와 제보자 A씨의 상고심 선고기일을 열고 구씨에게 벌금 100만원의 선고를 유예하고, A씨에게 벌금 70만원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구씨는 자녀의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는 부모라고 제보를 받은 사람들의 얼굴 사진을 포함한 신상정보를 배드파더스 사이트에 공개해 개인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대법원은 "해당 사이트의 신상정보 공개를 통해 양육비 미지급 사실을 알린 것은 결과적으로 양육비 미지급 문제라는 공적 관심 사안에 관한 사회의 여론형성이나 공개토론에 기여했다고 볼 수 있다"면서도 "사이트의 주된 목적은 양육비 미지급자 개인의 신상정보를 일반인에게 공개함으로써 인격권 및 명예를 훼손하고 그에게 수치심을 느끼게 해 의무이행을 간접적으로 강제하려는 취지로서 사적 제재 수단의 일환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신상정보 공개의 경위 및 과정, 신상정보의 내용과 특성 등을 고려하면 양육비 채무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정도가 매우 크다"며 "특히 사람의 얼굴, 구체적인 직장명, 전화번호 등은 신상정보 공개 대상자의 경제·사회 등 일상생활 전반을 위축시키거나 불가능하게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앞서 2020년 1월 진행된 1심은 국민참여재판에서 배심원 7명 전원 무죄 평결을 받고 "배드파더스에 양육비를 미지급한 부모의 신상정보를 공개하는 활동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구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A씨에 대해선 단순히 배드파더스의 게시글을 공유하는 것을 넘어 피해자를 비하하고 모욕하는 표현을 썼다고 보고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양육비 지급과 관련한 문제는 개인 간의 채권·채무가 아닌 공적 관심 사안인 것이 사실이지만, 사인이 양육비 미지급자의 신상정보를 공개하는 것은 차원을 달리하는 문제"라며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벌금 100만원의 선고를 유예했다. A씨에 대해서도 1심 벌금보다 형을 높여 벌금 70만원을 선고했다.
2심은 "사적 제재가 제한 없이 허용되면 개인의 사생활이나 인격권을 침해할 수 있다"며 "이 사건 신상정보에는 신원을 특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인 얼굴 사진을 비롯해 세부적인 직장명까지 포함돼 있는데, 과연 공공의 이익을 위해 이런 정보가 필요한지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