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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부유한 해외 투자자 유치 위한 ‘황금비자’ 제도 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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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원 시드니 통신원

승인 : 2024. 01. 23.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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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의 순 이민자 수는 지난해 51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24년에는 37만5000명, 2025년에는 25만명으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핀터레스트
돈 많은 해외 투자자들에게 호주에 거주할 수 있는 권리를 우선적으로 부여해 왔던, 이른바 '황금 비자'가 폐지됐다. 2012년 도입된 황금 비자는 한화로 45억원가량을 호주에 투자하는 해외 고액자산가에게 신속하게 비자를 발급해주는 제도다.

호주 에스비에스(SBS)를 비롯한 주요 언론은 23일 호주 정부가 2012년 도입 이후 12년 동안 약 10만명이 혜택을 받았던 황금 비자를 폐지하고 심각한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숙련 기술 직종의 인력을 더욱 적극적으로 유치하기 위한 비자 발급을 늘리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최근 발표된 호주 이민 동향 데이터에 따르면 2023년 이 비자를 통해 호주 영주권을 받은 사람 중 절반 이상은 중국계였으며, 이란과 홍콩이 그 뒤를 이었다. 외국 기업과 사업가를 유치해 호주 경제에 도움을 주기 위해 고안된 이 제도는 그동안 기대만큼의 경제효과는 거두지 못한 채 '불법자금 관리에 악용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다른 비자와 달리 영어 점수와 나이에 상관없이 받을 수 있는 황금 비자 소지자들의 호주 경제 기여도는 약 5억원으로, 호주 평균인 14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이처럼 경제적 기여도는 낮음에도 불구하고 돈만 있으면 각종 세금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이민자와의 형평성 문제도 끊임없이 지적돼 왔다.

국제투명성기구 역시 호주 정부에 황금 비자 신청자에 대한 심사를 강화하라고 요구해 왔으며, 이 비자 제도의 허점과 취약점에 대해 집중적인 조사도 진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클랜시 무어 국제투명성기구 의장은 "오랫동안 부패한 공무원과 범죄자들이 불법 자금과 범죄 수익을 호주에 숨기기 위한 수단으로 황금 비자를 사용해 왔다"고 밝혔다.

특히 2022년에는 캄보디아 훈센 정권의 구성원이 이 같은 제도상의 허점을 악용해 불법 자금을 호주에 반입한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하지만 황금 비자를 통해 고액자산가로부터 투자를 유치 받은 일부 자산운용사들은 이러한 평가에 반발하며 이 비자 소지자의 후속 투자가 정부 발표보다 훨씬 더 많았다고 주장했다.

비슷한 비자 제도를 운영했던 영국과 유럽연합(EU)도 일찌감치 이를 폐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의 경우 2022년 불법 러시아 자금 유입에 대한 우려로 인해 거대 부유층에게 신속하게 영주권을 제공해 왔던 제도를 폐지했다. EU 역시 부유한 비EU 국가 국민에게 신속한 시민권을 부여해 온 회원국 몰타를 대상으로 비자 제도 운영 과정에서 돈세탁, 탈세 등의 부패 사례는 없었는지 면밀히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대원 시드니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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