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맥주 광고 금지’ 러시아, 무알콜 맥주 광고 허용에 반발 목소리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50204010001688

글자크기

닫기

이상현 블라디보스토크 통신원

승인 : 2025. 02. 04. 17:21

광고된 브랜드 맥주 홍보 효과 우려
야당, 맥주 광고 완전 금지 개정안 준비
20250204_152820819
러시아에서 방영된 하이네켄 무알콜 맥주 광고./방송화면 캡처
아시아투데이 이상현 블라디보스토크 통신원 = 맥주 광고를 포괄적으로 금지하고 있는 러시아에서 최근 무알콜 맥주 방송광고가 성행하자 연방의회 야당이 반발하고 있다. 해당 브랜드의 주류까지 홍보되는 효과가 발생한다는 주장이다.

러시아 국영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4일(현지시간) "야당인 정의로운 러시아의 세르게이 미로노프 대표를 포함한 같은 당 의원들이 TV에서 맥주 광고를 완전히 금지하는 개정안을 준비 중"이라며 이같이 보도했다.

최근 러시아에서 무알콜 맥주 광고가 TV 방송으로 송출됐고 미로노프 대표는 "이런 행위가 자기기만"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무알콜 맥주 광고 영상은 젊은 세대에게 '맥주를 마시면 긍정적인 감정이 생긴다'고 생각하게 만들지만 추후 무알콜이 아닌 저도주, 독주도 그렇다고 생각하게 할 것"이라며 "무알콜 맥주도 광고를 허용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2018년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을 앞두고 2014~2018년 맥주 TV 광고를 허용했으나 해당 기간 전후로는 맥주 광고를 포괄적으로 금지했다. 그러다 최근 무알콜 맥주가 인기를 끌면서 TV 광고까지 등장했다.

이에 집권 여당 통합러시아의 비이술탄 함자예프 하원(국가 두마) 의원은 "한때 러시아에서는 보드카를 물로 위장한 광고도 등장했다"면서 즉각적인 금지를 촉구했다.

하원 안보 및 부패 방지 위원회 위원인 함자예프 의원은 "알코올 브랜드가 무알콜 맥주를 광고하도록 허용하는 것은 해당 브랜드를 광고할 수 있게 허용해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 연방 다게스탄공화국 출신인 함자예프 의원은 2023년 1월 하순에도 스포츠 경기장에서 맥주 광고를 허용하자는 공무원들을 향해 "그들이 뭔가 사익을 추구하는 것 같다"면서 "당연히 그런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고, 해당 공무원들을 샅샅이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특히 러시아 연방에서 유독 주류 광고에 부정적인 곳은 무슬림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이다. 지난해 10월 제16차 브릭스(BRCIS) 정상회의가 열린 타타르스탄 공화국 역시 마찬가지다.

타타르스탄 수도 카잔에서는 해마다 맥주 축제가 열린다. 러시아가 브릭스 의장국을 맡았던 지난해 카잔 맥주축제를 금지하자는 여론이 일었다.

지역 정치인, 보건 전문가, 주민 등이 맥주 홍보가 청소년의 건강한 생활 습관 형성을 방해한다고 주장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14일 무알콜 맥주 TV광고를 제한하는 입법을 준비하라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러시아 정부는 오는 4월15일까지 입법안을 마련해 하원에 제출해야 한다.

맥주 제조업체들은 "맥주 광고는 보드카 등 강한 알코올 음료의 소비를 줄이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알렉산드르 추흐라예프 하원 보건위원회 부의장은 "알코올 중독자 증가는 주로 저알코올 음료와 관련이 있다"며 업계의 주장을 일축했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는 아직 무알콜 맥주 광고가 보편화되지 않았다. 대학생 A씨는 "무알콜 맥주 TV 광고를 아직 보지 못했고, 맥주 TV 광고는 금지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현 블라디보스토크 통신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