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2기 체제’ 맞은 함영주… 비은행 키우고 밸류업 드라이브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50326010013734

글자크기

닫기

최정아 기자

승인 : 2025. 03. 25. 17:56

하나금융 주총서 연임 공식 확정
2년내 주주환원율 50% 달성 목표
'기여도 16%' 비은행 강화 최우선
M&A자본·금융당국 규제 걸림돌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두 번째 임기를 시작했다. 2015년 하나은행을 이끌며 리딩뱅크 반열에 올려놓은 함 회장은, 올해 2기 체제에서 기존 3위에 머물던 하나금융을 리딩금융그룹으로의 성장 발판을 만들어야 한다.

함 회장이 풀어야할 과제는 산적해있다. 최근 "PBR(주가순자산비율) 1배를 넘기겠다"는 새로운 목표를 제시하면서, 주주환원 확대 부담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하나금융 주주환원율은 성장세를 거듭하며 작년 말 38%를 기록했지만, PBR은 여전히 0.41배에 그치고 있다. 함 회장이 제시한 해법은 '비은행'이었다. 주주환원율을 지속적으로 높이려면 그룹 실적이 꾸준히 성장세를 보여야하는데, 보험·증권·카드 등 비은행 계열사들의 순이익 기여도가 아직 낮다.

문제는 일부 비은행 계열사들이 적자 전환하면서 타 금융그룹사와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는 점이다. 비은행 기여도가 빠르게 성장하려면 M&A(인수합병)가 가장 효과적인데, 하나금융의 가용한 실탄은 2조원이 안 된다. 함 회장은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를 올리겠다는 입장이지만, 보험사를 전격 인수해 비은행 기여도를 30~40%까지 끌어올렸던 KB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 사례를 볼 때 실적 개선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 규제·정책 변동성도 크다. 특히 올해 정국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금융 정책도 변동성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그룹 주가가 역대급 실적에도 저평가 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나금융은 25일 서울 명동 사옥에서 개최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연임 안건'이 81.2%의 압도적인 찬성률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함 회장은 이날 "그룹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사업영역 확장과 더불어 기술혁신과 미래금융에 대한 경쟁력 강화에 앞장서겠다"며 "위기 상황에서 흔들리지 않는 업의 경쟁력을 갖추고, 시장과 트렌드 변화에 민첩하게 반응하며, 모든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성장하고 시장을 선도하는 금융그룹으로서 한단계 더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함영주 2기 체제의 과제는 크게 두 가지다.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와 주주환원 약속 이행이다. 함 회장은 오는 2027년까지 주주환원율 50%를 달성하고 PBR 1배를 넘긴다고 공약했는데, 이를 위해선 비은행 계열사의 성장이 뒷받침해줘야 한다. 이에 향후 3년 동안 함 회장은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함 회장이 제시한 목표치는 '2027년까지 비은행 기여도 30% 달성'이다. 비은행 계열사 실적 체급을 3년 안에 작년(16%) 대비 2배로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이 경우 KB금융(40%), 신한금융(25%) 등 경쟁 그룹 수준까지 올라설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자회사 M&A를 위한 자본여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은 걸림돌이다. 자회사 출자여력인 이중레버리지비율이 작년말 기준 120.5%로, 4대 금융그룹 중 가장 높다. 이중레버리지 비율은 자본 대비 자회사 출자 총액을 뜻하며, 금융당국의 권고치는 130% 이하다. 가용한 실탄도 1조8000억원 수준에 그친다.

함 회장은 그룹 계열사 간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높이겠다는 대안을 내놓지만, 비은행 계열사들의 실적이 좋지 않다. 하나생명·손보 등 보험계열사들의 적자난이 지속되고 있는 데다, 하나캐피탈·자산신탁·저축은행 등은 역성장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나증권과 하나카드가 실적 개선세를 보여주고 있으나, 각자 업계에서 5~6위로 중위권에 머물고 있어 경쟁 지주사에게 밀리고 있는 실정이다.

또 다른 우려점은 금융당국의 규제 변동성이 크다는 것이다. 국내 금융그룹들이 역대급 실적에도 불구하고 PBR이 낮은 이유는 규제 산업이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정국 불안이 커지고 있어, 외국인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밸류업 등 금융당국 정책의 지속성을 의심할 가능성이 크다.

하나금융은 주주환원의 기반이 되는 보통주자본비율(CET1)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하기 위해 그룹 위험가중자산 성장률을 국내 명목 GDP 성장률 수준에서 관리할 예정이다. 함 회장은 "밸류업의 핵심은 한정된 자본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지속가능한 수익 구조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최정아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