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을 통해 우리 삶 펼쳐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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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소격동 학고재에서 전시 중인 '겹 회화' 작가 장승택(65)의 작품들은 이처럼 오묘한 빛깔을 머금고 있다. '겹 회화 : 거의 푸르른(Layered Painting : Almost Blue)'라는 제목으로 열린 장승택의 개인전은 푸른색을 중심으로 한 '겹 회화' 시리즈 작품 20여 점을 선보인다.
이러한 작품을 선보이기 위해 작가는 독특한 제작 방식을 거친다. 우선 바닥에 캔버스를 깔고 양 옆에 레일을 설치한다. 물감을 묻힌 대형 붓을 레일에 끼운 뒤 위에서 아래로 한 번에 쓸어내린다. 붓을 사용하기 때문에 붓이 가진 선의 느낌이 화면 위에 고스란히 남아있다. 작가는 이 작업을 위해 굉장히 철저하게 준비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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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에 푸른 색 작품이 많은 것에 관해서는 "지난 2년간 블루 위주로 작업을 했다"면서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고 내 감정 상태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장승택의 '겹 회화' 시리즈는 원색의 한계를 넘어 다채로운 색감을 구현하는 색면 회화를 보여준다. 이번 전시는 단순히 푸른색을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색채의 층위와 깊이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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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죽을 것 같은 찰나에 지나간 자신의 인생이 펼쳐지다는 얘기를 들어봤을 것"이라며 "(내 작품에서는) 색채가 우리 삶의 순간순간을 표현한다. 즉, 색을 통해 우리 삶을 펼쳐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승택은 2세대 단색화가로 분류되기도 한다. 그러나 그는 이에 관해 "다소 억울한 점이 있다"며 "단색화에서는 수행의 의미가 강조되지만 나는 수행이란 단어를 싫어한다. 색을 많이 쓴다는 점도 다르다"고 말했다.
작가는 "나이가 들고 삶의 중반에 오니 그림이 더 어두워졌다"면서 "대중들이 좋아하는 작업을 하고 싶진 않다. 색을 통해 존재의 본질을 탐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전시는 5월 17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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