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H·멀티박스로 신선 물류 내재화 체계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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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이 말하는 '첫 번째 주방'은 단순한 공장이 아니다. 하림은 지난 16일 전북 익산시 함열읍과 망성면 사업장에서 '하림 푸드로드를 가다'를 열었다. 퍼스트키친과 닭고기 가공시설 등 '푸드 트라이앵글'의 핵심 인프라를 공개하며 식사의 출발선을 설계하는 종합식품기업으로서의 정체성을 강조했다.
'푸드 트라이앵글'은 퍼스트키친(K1~K3), 닭고기 종합처리센터, 스마트 물류센터 FBH(Fullfillment by Harim/풀필먼트 바이 하림)로 구성된다. 곡물 수입부터 사료·사육·제조·물류·소비자 배송까지 식품 가치사슬의 전 과정을 내부에 품은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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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은 유탕면 생산일이었고 시식 코너에선 '더 미식' 브랜드 유니짜장과 장인라면이 준비돼 있었다. 하림 관계자는 "가루스프보다 원가는 10배 이상 들지만 원재료의 맛을 살리기 위해 고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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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선 블라인드 시식 테스트도 진행됐다. 3개 브랜드의 즉석밥을 차례로 맛본 결과 하림의 제품에서는 시큼한 냄새가 나지 않았다.
K1 주방에서는 육수·만두·냉동 볶음밥이 생산 중이었다. 전면 유리창 너머로 보인 만두 생산라인은 흥미로웠다. 1만 번 이상 치댄 0.8㎜ 두께의 만두피 위에 육수로 양념된 만두소가 얹히고 있었다. 또 재료들은 인근 농가에서 직접 공급받고 있어 신선함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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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지주 변관열 부장은 "FBH 내부에는 포장 박스 제작 설비뿐 아니라 드라이아이스·아이스팩·완충재 등도 함께 생산하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면서 "특히 상온·냉장·냉동 제품을 하나의 박스에 담을 수 있는 가변형 멀티박스를 도입해 물류비를 절감하고 이를 식품 품질 향상에 재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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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계장은 특유의 냉기가 감도는 긴 복도로 이어져 있었고 곳곳에서 얼음 대신 찬 바람이 닭고기를 식히는 에어칠링 작업이 진행됐다. 국내 최장 길이 7㎞의 냉풍 터널을 거친 닭은 41도였던 육심 온도가 2도까지 내려간다. 물을 흡수하지 않기 때문에 닭 본연의 육즙을 살린다.
현장에서는 닭고기 발골 쇼도 열려 한 마리 닭이 가슴살·다리살·목살 등으로 분리되는 과정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하림 관계자는 "신선함은 하림의 생명"이라며 "가격이 다소 높더라도 좋은 식재료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음식에 대한 진정성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