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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어떤 분이 커피를 8천원에서 1만원 받는데 원가가 120원이더라 했다. 커피 관련 소상공인이 폭리를 취하는 것처럼 들린다"라며 발언하고 있다. /연합 |
김용태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페이스북에 "커피원가가 120원인데, 너무 비싸게 판다는 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발언으로 커피로 생계를 이어가는 수많은 자영업자들이 가슴을 쳤다"는 글을 올렸다. 민주당은 김 위원장의 발언이 "낙선 목적의 허위사실 공표이자 후보자 비방"이라며 고발하겠다고 했다. 이에 김문수 후보 측은 즉각 "(이 후보 발언에) 상처받은 자영업자분들이 분노한다"며 "이재명 후보를 무고 및 허위사실 유포로 맞고발하겠다"고 받아쳤다.
민주당과 이 후보가 커피원가 120원 발언에 되레 국민의힘을 비난하지만, 지난 총선 때 윤 전 대통령의 대파 발언을 얼마나 교묘하게 이용했는지 돌아봐야 한다. 당시 대파 1단 평균 가격이 3000~4000원으로 비쌌는데 윤 전 대통령이 서울 양재동 하나로마트로 점검을 나갔다. 마트 직원이 대파 1단에 875원이라고 설명했고, 이 말에 윤 전 대통령은 "875원이면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말했다. 이 가격은 정부 지원금과 자체 할인이 적용된 특별 할인가로 전혀 문제 될 게 없는 발언이었다.
하지만 언론은 마트 직원이 설명한 내용은 뒷전에 두고 '대통령이 물가를 모른다'며 875원 발언을 부각했고, 민주당은 한술 더 떴다. 이 후보는 대파를 붙인 헬멧을 쓰고 연단에 올라 대통령을 비난했다. 과일과 채소 등 농산물 가격이 폭등, 국민 불만이 큰 상황에서 대파를 머리에 달고 정부를 비판해서인지는 몰라도 총선에서 민주당이 172석으로 대승하고 국민의힘은 108석으로 참패했다. 당시 '국민의힘이 대파로 대패했다'는 말도 나왔다.
이번에 불거진 커피원가 120원 발언은 대파 875원 발언보다 문제가 훨씬 심각하다. 당시는 마트 직원이 875원에 판다고 해서 이 말을 듣고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한 것이다. 틀린 게 없다. 이번은 이 후보가 "원가 120원"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가 실제로 말을 했는데 민주당이 반발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국민의힘에선 선거 운동 때 커피에 120원 라벨을 붙여 이 후보에게 그대로 갚아주자는 말까지 나왔다. 이재명 후보가 반발하는 자영업자들에게 솔직하게 사과하는 게 순리가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