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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총회 첫 북한인권 고위급회의 열려…탈북자 직접 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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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제니 기자

승인 : 2025. 05. 21. 13:30

北 주유엔 대사 "인간쓰레기 증인으로 초청"…맹비난 쏟아내기도
북한 김정은, 공군 방공ㆍ공습훈련 지도<YONHAP NO-4878>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5일 제1공군사단 관하 비행연대를 방문해 공군 반항공(방공)전투 및 공습 훈련을 지도하고 "전군의 모든 부대들이 항시적인 임전 태세, 격동상태에서 전쟁 준비에서의 획기적 전환을 가져와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조선중앙TV가 17일 보도했다./연합뉴스
북한 당국의 주민 인권침해 상황을 다루는 최초의 유엔총회 고위급 회의가 20일(현지시간) 열렸다.

북한 인권과 관련해 유엔총회 차원에서 마련된 고위급 회의는 이번이 처음이며, 필레몬 양 유엔총회 의장 주최로 미국 뉴욕 유엔본부 총회 회의장에서 열렸다.

이날 회의에는 국제인권단체와 탈북자들이 직접 발언자로 나섰으며 북한의 인권 침해 실상을 유엔 회원국들 앞에서 증언했다.

이번 회의는 유엔총회가 지난해 12월 채택한 북한인권결의에 따라 개최됐다.

지난해 컨센서스(전원동의)로 채택된 북한인권결의는 북한의 인권 침해 상황을 다루기 위해 시민사회 관계자와 전문가의 증언을 듣는 고위급 회의를 열 것을 유엔총회 의장에게 요구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그레그 스칼라튜 북한인권위원회(HRNK) 사무총장은 이날 발언에서 북한인권 문제가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지역에 그치지 않고 중동과 동유럽을 포함한 국제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북한이 러시아는 물론 이란을 통해 중동 지역 테러단체에 무기와 탄약을 수출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북한은 중동과 유럽에 불안정과 폭력을 수출하고 있으며, 그 근본 원인은 북한이 자행하는 인권 침해에 있다"라고 말했다.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팬데믹 기간 북한의 인권 상황이 훨씬 악화했다며 "북한 주민들은 5년 넘게 절대적 고립 상태에 놓여있다"라고 우려했다.

살몬 보고관은 국경 폐쇄와 국제사회로부터의 인도적 지원 제한, 정보 접근 차단이 북한 주민의 생활 여건을 악화시켰으며, 새로 제정된 법들이 이동의 자유와 노동권, 표현의 자유를 더욱 제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회의에서 직접 증언에 나선 북한 탈북자들도 주목을 받았다.

'11살의 유서' 작가인 탈북자 출신 인권운동가 김은주 씨는 11살 때 굶주림 속에서 아버지를 잃고 어머니, 언니와 함께 두만강을 건너 탈북했다가 중국에 도착하자마자 인신매매를 당해 고초를 겪었던 경험을 전했다.

그는 "오늘날에도 젊은 북한 군인들이 러시아를 위해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돼 현대판 노예제도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며 "그들은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누구와 싸우는지, 왜 싸우는지도 모른 채 김정은 정권의 돈벌이 수단이 되고 있다"고 증언했다.

또 다른 탈북자 강규리 씨는 지난 2023년 10일 어머니, 이모와 함께 10m 길이의 목선을 타고 탈북한 경험을 나눴다.

이날 116개국 300여개의 북한인권 단체를 대표해 참석한 '한보이스'의 션 정 대표는 "북한의 인권침해는 북한 무기개발 프로그램의 원동력"이라며 북한의 인권침해와 국제평화 및 안보 위협 문제를 조사하는 유엔총회 차원의 독립적인 전문가 기구 설립을 회원국에 촉구했다.

총회 발언에 나선 황준국 주유엔대사는 "김은주 씨와 강규리 씨 같은 용감한 탈북자들의 가슴 아픈 증언은 그들이 피해 온 잔혹성에 대한 반박할 수 없는 증거를 제공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당사국 자격으로 유엔 회원국 중 가장 먼저 발언에 나선 북한의 김성 주유엔 대사는 이날 회의가 주권 존중과 내정불간섭을 핵심 원칙으로 하는 유엔헌장에 위배된다고 주장하면서 이날 회의 내용이 숨은 세력에 의한 책략과 조작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더욱 개탄스러운 것은 자기 부모와 가족조차 신경 쓰지 않는 '인간쓰레기'(scum)를 증인으로 초청한 것"이라며 증언에 나선 탈북자들을 향해 거친 비난을 쏟아내기도 했다.


유제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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